[유영만의 體認知]<67>역설(逆說)로 역설(力說)하다

정설(定設)을 아무리 정확(正確)하게 설명(說明)해도 생각의 흐름을 뒤집지는 못한다. 그저 지금 세상을 이해시킬 뿐이다. 혁명적인 변화는 정설을 뒤집는 역설(逆說)을 역설(力說)할 때 이루어진다. `상식`과 `정상`에 머물러 살지 말고 `몰상식`하고 `비정상적`으로 생각해야 뭔가 색다른 창조가 시작된다. 정상분포 곡선이란 게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 약 80% 되고 정상적인 사람들의 생각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는 왼쪽 극단 10%와 오른쪽 극단 10%로 이뤄지는 곡선이다.

80%의 정상적인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벗어나 있는 좌우 극단의 사람들을 우리는 별종(別種) 또는 이종(異種)이라고 한다. 이들은 정상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시비를 걸고 상식에 물음표를 던지고 몰상식한 발상으로 생각지도 못한 생각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믿는 법칙 가운데 하나가 파레토 법칙(Pareto Theory)이다. 파레토 법칙 또는 80 대 20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20%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 80%에 해당하는 만큼 쇼핑하는 현상을 말한다. 파레토 법칙은 한동안 경영학의 정설이었다. 그런데 정설을 뒤집는 역설을 역설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잡지 와이어드(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이다. 파레토 법칙으로 통용되는 정설을 뒤집은 법칙이 롱테일 법칙(Long Tail Theory)이다. 롱테일 법칙이란 80% 비핵심 다수가 20% 핵심 소수보다 더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앤더슨에 따르면 많이 판매되는 상품 순으로 그래프를 그리면 적게 팔리는 상품들은 선의 높이는 낮지만 긴 꼬리(Long Tail)처럼 길게 이어진다. 이 긴 꼬리에 해당하는 상품을 모두 합치면 많이 팔리는 상품을 넘어선다는 뜻에서 롱테일 법칙이라고 명명했다.

정설을 주장하는 사람과 정설을 따르는 사람은 역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상식에 의문을 던지는 몰상식, 정상을 문제삼는 비정상, 주류에 시비를 거는 비주류, 중심에 동화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변방에서 시대의 흐름을 뒤흔드는 새로운 이론과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대박 히트 상품이 나온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