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에 국부펀드 뭉칫돈을 풀었다. 국부펀드가 기업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감세 등 소극적으로 IT업체를 지원했던 프랑스 정부의 지난 행보와도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15일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은 프랑스 정부 국부펀드가 처음으로 IT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했다며 급부상하고 있는 산업군에 투자해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유럽판 링크드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비아데오(Viadeo)`는 최근 2400만유로를 투자받았다. 비아데오는 프랑스는 물론이고 반미 정서가 팽배한 중국에서도 유럽 업체라는 이점을 업고 빠르게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다.
국부펀드 기금조성위원회 멤버 장 다르두이스는 “비아데오는 프랑스 인터넷 챔피온”이라며 “이제 프랑스에서 가장 선도 산업군은 IT가 됐으며 고용과 기업가치가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비아데오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인도, 남아프리카 지역에 진출할 예정이다.
프랑스 정부는 스타트업에 대한 중요성을 최근에서야 인식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업계 1, 2위를 다투던 전자상거래 업체 프라이스미니스터와 부동산 정보사이트 세로저가 외국 기업에 인수되면서부터다. 인수 직후 프라이스미니스터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세로저 역시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프랑스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비아데오 역시 정부 투자 발표 전에 외국 투자자들 손에 넘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팽배했었다. 이 회사 댄 세르파티 CEO는 “향후 프랑스에서 2배 가량 고용을 늘릴 것”이라며 “조만간 우리도 펀드 조성에 일부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유럽 정부 중에서도 국부펀드를 효과적으로 운용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 펀드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프랑스 IT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초기 자금은 25억유로 규모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비디오 쉐어링 서비스인 데일리모션, 블로그 플랫폼인 스카이락 등 소규모 IT업체들도 활동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의 자금을 기반으로 향후 스타트업에 더 투자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펀드 관계자는 “이미 기업 2~3곳에 대한 투자 여부 심사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