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68>변명(辨明)과 변신(變身)

변명(辨明)은 변화(變化)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며 변신(變身)을 가로막는 최대의 적이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먼저 무엇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가장 먼저 내가 잘못한 점이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 물어봐야 한다. `내 탓이오`라고 말해보라. 너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라고 말해보라. 핑계를 찾고 합리화하기 이전에 발생한 문제의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 방안을 강구하는 게 사태 수습의 지름길이다.

안 되는 이유 열 가지를 찾기 이전에 되는 방법 열 가지를 찾아보자. `때문에`라는 말보다 `덕분에`라는 말을 즐겨 쓰자. `때문에`라는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은 문제의 원인을 항상 밖에서 찾는다. 자신은 언제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라는 말은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게 막는다. 변명의 언어다.

반면에 `덕분에`라는 말을 즐겨 쓰는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서 비롯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덕분에`라는 말은 그래서 늘 변화를 추구하고 변신을 거듭하는 긍정의 언어다. 긍정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변명을 늘어놓고 자기 합리화의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벌어진 문제를 인정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단 인정하고 긍정하면서 지금 상황에서 대안을 찾는다. 밖을 보고 환경과 조건을 탓하고 다른 사람들 때문에 벌어진 문제라고 불평불만을 늘어놔봐야 사태 수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변명보다 변신을 추구하는 사람은 문제를 일으킨 사람과 싸우지 않고 문제와 싸운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과 싸울 경우 자칫하면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나아가 문제의 본질에서 멀어져 진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전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변명을 하면 할수록 또 다른 변명을 찾아야 한다. 변명이 거듭될수록 문제 해결과 사태 수습으로 가는 길과는 멀어진다. 반면에 변신을 하면 할수록 또 다른 변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제의 나와 다른 나를 만나는 방법, `변명`이 아니라 `변신`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