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를 확 늘려주는 건 좋은데 좀 불안하다. SNS는 보통 `정말 친한 사람-친한 사람-알고만 지내는 사람-친구의 친구` 정도로 등급을 나눈다. 정말 친한 사람에게만 보여주려고 일일이 정보를 설정하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이 같은 걱정거리를 해소하고 제한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폐쇄형 SNS`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뉴욕타임스는 16일 `SNS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Social Networks, Small and Smaller)`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신개념 SNS를 소개했다.
패스(Path)와 패밀리리프(FamilyLeaf), 페어(Pair) 등이 그 것이다. 이들은 친구 수에 제한을 둘 수 있다는 공통점 덕분에 인기를 끌고 있다. 패스는 친구 수가 최다 150명으로 제한된다. 패밀리리프는 가족이나 친척만 친구가 될 수 있다. 페어는 딱 1명과 친구를 맺을 수 있다.
패스가 친구 수를 150명으로 제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옥스퍼드대 인류학자 로빈 던바가 제시한 `던바 넘버` 이론에 따르면 두뇌 한계로 인간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치는 150명이다. 미국 페이스북 이용자 평균 친구 수는 245명. 던바 넘버를 적용하면 95명은 친하지도 않은데 친구로 등록된 셈이다. 패스 창업멤버 가운데 한 명인 데이브 모린은 “친구들로만 구성된 SNS이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마이크로 SNS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일상 체험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점이다.
19살인 웨슬리 자오와 에이제이 메타는 페이스북이 친척 어른과 정보를 교환하는데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족의 내밀한 정보를 실수로 일반 친구에게 공개하는 등 사용 부주의에 따른 뒷감당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들은 가족과 친척에게만 공개되고 사용법이 매우 간단한 패밀리리프를 창업하게 됐다.
1:1 SNS인 페어를 창업한 제이미 무라이 역시 여자 친구에게 보낼 메시지를 직장 상사에게 잘못 보낸 경험 덕분에 창업에 성공했다. 지난달 시작한 페어 애플리케이션은 일주일만에 10만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대일 관계가 깨지면 이전 사람을 밀어내고 최근 사람이 친구가 된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 SNS는 서로 영역이 겹치지도 않고 페이스북과 직접 경쟁하지도 않아 공존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