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페이스북과 애플이 인터넷 자유를 망친다”며 경쟁사를 직접 겨냥했다.
세르게이 브린은 15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인터넷 창조성의 근원인 `개방성`과 `보편적 접근의 원칙`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위협을 당하고 있다”면서 원인 제공자로 페이스북과 애플을 직접 지목했다. 이처럼 경쟁사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것은 표현이 직설적인 미국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다.
브린은 “독점적인 플랫폼을 통해 접속을 통제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나 애플 같은 기업은 웹 세상을 조각조각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애플 애플리케이션에 포함된 정보는 검색이 되지 않는데 이는 매우 큰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신들의 룰(rule)만을 강조하는 페이스북이 지배하는 인터넷 환경이었다면 우리는 결코 구글 같은 검색 서비스를 개발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너무 많은 규칙은 혁신을 질식시키고 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페이스북은 G메일 자료를 빨아들이기만 할 뿐 자신들의 정보를 다른 서비스로 가져가지는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브린의 발언은 가디언이 인터넷 통제 문제를 다루는 기획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브린은 페이스북과 애플 이외에도 시민의 인터넷 활동을 통제하려는 각국 정부, 저작권 침해 시도를 강력 단속하려는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인터넷 자유의 적으로 꼽았다.
브린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가디언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8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고 10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기도 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