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IT서비스 기업인 현대오토에버가 국방부와 법정 다툼을 하고 있다. 기한 내에 IT 프로젝트를 마치지 못한 현대오토에버에 국방부가 `공공사업 입찰제한` 징계를 내린 데 대한 분쟁이다.
17일 국방부와 현대오토에버에 따르면 국방부는 `공군 KF-16 유도폭탄(JDAM) 연동 개조 지원 장비 획득 사업`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간에 완료하지 못한 현대오토에버에 공공사업 입찰제한 징계 처분을 내렸다. 2008년 4월 공군 군수사령부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가 발주해 그해 6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년 이내인 2010년 6월 완료 예정이었다.
현대오토에버는 2010년 6월까지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고 급기야 지난해 1월 공군에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통보, 지난해 6월부로 국방부는 현대오토에버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76조 1항 제6조`에 의거 부정당 업체로 지정하고 입찰참가 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다.
이같은 조치에 현대오토에버가 불복하면서 올 상반기까지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데 대한 항소를 제기, 내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약 27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유도폭탄을 탑재한 KF-16 전투기 성능 개선을 위한 `선진통합시험장비(AITS, Advanced Integration Test Station)`를 개발하는 것이 골자였다. 기존 KF-16용 통합시험장비(ITS)를 AITS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오토에버는 기존 ITS의 다양한 기능 중에 내부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데이터 변환 장비 등을 최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로 교체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현대오토에버는 프로젝트 기간 내 관련 시스템 개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이 사업은 2011년 상반기에 재공고가 났다.
현대오토에버와 국방부간 소송은 지난달 검찰에 송치된 `한국철도공단-삼성SDS` 사건에 이어 또 하나의 공공기관-IT서비스업체 소송 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방부에서 IT서비스 기업을 상대로 이 같은 징계를 내린 것은 이례적이다.
공군 관계자는 “현대오토에버는 계약 만료일인 2010년 6월 16일까지 납품장비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으며 약 두달 후 실시한 수락검사에서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면서 “계약 업체에 대한 제재 등 일련의 행위는 적법한 절차에 의거해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항소를 제기해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