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라우터 시대 개막…시장 선점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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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섯 대의 장비로 한반도 전체 트래픽을 처리할 수 있는 슈퍼 라우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시스코·주니퍼 등 다국적 기업이 장비를 개발, 한국에서도 본격 영업에 돌입했다.

슈퍼 라우터가 대중화하면 중소 라우터 업계가 위축되는 등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도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 다만 슈퍼 라우터는 네트워크가 MPLS(Multi Protocol Label Switching) 기반 망으로 업그레이드돼야 진가를 발휘한다. 향후 통신사 망 투자전략에 따라 슈퍼 라우터 대중화 시기도 결정될 전망이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최근 경쟁사인 주니퍼가 먼저 공략하고 있는 슈퍼 라우터 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존 챔버스 회장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시스코 파트너 서밋 2012`에서 “코어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협업, 비디오, 클라우드 등을 가능하게 하는 대규모 아키텍처를 제공할 것”이라며 슈퍼 라우터 사업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다섯 가지 핵심 비즈니스 중 코어를 가장 위에 놓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스코는 현재 자사 코어 라우터를 `풀(Full)` `씬(Thin)`으로 구분해 제공 중이다. 앞으로 `린(Lean)`레벨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핵심기능 위주로 제공하는 린 레벨은 슈퍼 라우터 개념에 근접해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최근 국내 일부 통신사와 기존 CRS3를 묶은 16TB 린(Lean)급 라우터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리 무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스코는 매년 58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데 이는 HP와 화웨이 R&D 금액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고성능, 지능화, 보안 등 네트워크가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 갈수록 늘어나 코어 투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니퍼는 이에 앞서 올해 초 업계 최초로 차세대 라우터 라인업 `컨버지드 슈퍼코어`를 선보이며 슈퍼 라우터 전쟁에 불을 붙였다. 고성능 라우팅으로 기능을 압축해 데이터 처리능력을 키우고 서비스 기능을 분리해 설비투자(CAPEX) 및 유지보수(OPEX) 비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제품 별로 초당 8테라바이트(TB)에서 16TB까지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영국 통신사 연결(피어링) 사업자 런던인터넷익스체인지(LINX)가 런던 올림픽을 대비해 도입하는 등 출시 직후부터 시장 진입이 활발하다. 지난 3월 한국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로드쇼가 진행돼 국내 업계 관심도 뜨겁다.

주니퍼 관계자는 “당초 구글,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슈퍼 라우터가 트래픽 급증세를 타고 통신사까지 번지고 있다”며 “보다 큰 규모의 네트워크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력한 코어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니퍼는 연말께 수퍼코어에 광전송 기능까지 추가한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슈퍼 라우터가 보편화되면 국내 네트워크 생태계는 거대한 변화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슈퍼 라우터 개념 자체가 투자비용을 줄이며 핵심·고성능 장비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다수 국내 중소장비 업체 진입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슈퍼 라우터가 본격 도입되면 이론상 한반도 규모 면적을 라우터 단 몇 대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슈퍼 라우터가 제 기능을 하려면 MPLS 기반 망이 먼저 완성돼야 하는 등 아직 선결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구조로는 트래픽 급증세를 감당하기 힘들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슈퍼 라우터=용량을 높이고 라우팅 기능을 집약한 고성능 코어 라우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투자를 줄이는 동시에 성능을 높일 목적으로 개발이 시작됐다. 기타 기능을 빼 라우팅 순도를 높이고 전송 등 일부 기능을 추가해 효율 개선을 꾀하는 점이 특징이다.

◇슈퍼 라우터와 일반 라우터 비교

출처 : 각 사 종합

샌디에이고(미국)=

슈퍼 라우터 시대 개막…시장 선점 경쟁 치열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