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시장에 먹구름이 자욱하다. 가입자가 정점을 찍은 데다 대표 캐시 카우였던 음성과 데이터 수익이 만만치 않다. LTE와 같은 4G서비스 시대가 왔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가입자 평균수익률(ARPU)은 오히려 추락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래 먹을거리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김진식 유스트림코리아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204/271553_20120419110748_609_0001.jpg)
김진식 유스트림코리아 대표(43)는 “콘텐츠를 전제하지 않고는 통신 시장의 돌파구가 없다”고 강조했다. “서비스에서 플랫폼과 콘텐츠로 무게 중심을 옮겨야 합니다. 콘텐츠는 통신 사업자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입니다. 생산 자체는 전문 업체에 맡기더라도 콘텐츠를 모으고 유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스트림코리아는 KT와 유스트림아시아가 설립한 회사. 유스트림은 미국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이지만 성장성을 인정받아 소프트뱅크와 KT가 발 빠르게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 유스트림아시아를 설립하고 2010년 5월부터 현지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어 이번에 KT와 함께 국내에 별도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3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유스트림은 동영상을 스마트폰·PC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일종의 소셜 방송 플랫폼입니다. 누구든지 모바일과 PC로 자유롭게 방송하고 이를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 방송을 본 사람은 다시 모바일·PC·스마트TV로 영상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SNS로 이야기를 나누며 방송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김 대표는 “동영상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언뜻 유튜브와 비슷해 보이지만 확실히 다른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유스트림 강점은 실시간 서비스입니다. 현장에서 서비스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생중계할 수 있습니다. 나만의 작은 방송국을 가질 수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SNS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영상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유스트림 진가는 한 마디로 `리얼타임` 즉 생중계에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 동물애호단체는 유스트림으로 독수리 둥지를 24시간 중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5~6월쯤 알을 깨고 독수리가 부화하는 순간 페이지 뷰가 무려 1억건에 달했다. 무려 세계에서 1억명이 실시간으로 이를 지켜보았다는 이야기다. 기존 방송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유스트림은 2007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에 활용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해 일본 대지진 때도 피해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가치를 인정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 정식 서비스가 나오기 전부터 원더걸스·박재범 등 케이팝스타가 유스트림으로 팬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본조비나 우타다 히카루 등 해외 유명 가수도 유스트림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라이브 공연을 인터넷으로 중계했습니다.” 김 대표는 “미국·일본에서 정식 서비스 중인 유스트림은 지난해 월별로 17만개 계정에서 150만건의 라이브 방송을 송출했고 2900만개 소셜스트림 메시지가 유스트림 안에서 발생했다”며 “각종 링크와 사이트, 모바일 접속으로 20억건의 접속자 수를 만들어 냈다”고 강조했다. 이 뿐이 아니다. 유스트림에 라이브로 업로드되는 영상 시간은 한 달 평균 400만시간으로 이는 이미 기네스북에 올랐다. 2011년 한해 동안 유스트림에 올라온 동영상을 모두 감상하려면 5479년이 걸릴 정도로 동영상 콘텐츠의 보고로 불린다.
김 대표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한 통신 모델 대안으로 유스트림과 같은 미디어 분야를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통신공룡으로 부상한 싱텔이나 PCCW 모두 통신에서 미디어 유통 기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었습니다. 싱텔이나 PCCW 더 이상 통신 기업이 아닙니다. 미디어 융합회사로 탈바꿈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싱텔만해도 콘텐츠 유통 수입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해외 매출도 국내 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김 대표는 “효과적인 소통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미디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맡고 싶다”며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기지 말고 주인공이 돼 스스로 스트리밍하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