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기 소르망 교수 “한국, 문화마케팅 전략 부재” 질타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 교수가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문제점을 강하게 질타, 눈길을 끈다.

국가브랜드 홍보는 사실상 실종됐고, 코리아를 상징하는 로고와 슬로건 역시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 지원 정책에도 아쉬움을 표현했다. 외국 학자의 눈에는 한국 정부의 소프트파워 진흥 의지가 보이지 않은 셈이다.

<차세대성장산업 국제회의>
<차세대성장산업 국제회의>

소르망 교수는 20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은 자부심을 가질 만큼 대단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으나, 문화에 대한 마케팅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르망 교수는 먼저 문화예술 지원 정책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 작가들은 명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립돼 있다. 작가와 예술가들이 제대로 지원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현대라는 기업 브랜드에 비해 `코리아(KOREA)`라는 국가브랜드 홍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들이 자사 상표와 브랜드 홍보는 잘 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이들 기업이 한국 회사라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 소비자 10명 중 8명은 현대차와 삼성 휴대폰이 일본산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소르망 교수는 “한국 브랜드 보다 일본 브랜드가 강하다. 그래서 재벌들이 의도적으로 이같은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의 그 어떤 국가도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같은 곳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의 문명은 숨겨진 보물이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일관성 없는 한국의 문화정책 역시 도마에 올랐다. 그는 “프랑스는 에펠탑,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이 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로고가 없다”면서 “외국인들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 `다이나믹 코리아`, `하이 서울` 등 각기 다른 로고에 혼란스러워 한다”고 덧붙였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