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T창의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정부는 23일 `제28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정보기술(IT) 창의강국 도약을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제57회 정보통신의 날` 행사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날 회의에선 그간의 IT 성과를 점검하고 급변하는 미래 IT 환경에 적극 나서기 위해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댔다.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는 창의강국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한 10대 정책 어젠다를 제시했다.

10대 어젠다의 핵심은 기가코리아 전략이다. 기가코리아 전략은 미래 기가급 무선 환경에 필요한 장비나 부품·서비스 등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걸쳐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민관 합동 범부처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오는 2020년까지 네트워크·단말·플랫폼/소프트웨어·콘텐츠/서비스 등 IT가치 사슬 전 분야에서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실 우리 IT·통신환경 인프라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다. 전국 어디를 가든 초고속인터넷에 접속해 업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돈 되는 네트워크 장비나 통신 단말에 들어가는 핵심 칩은 수입에 의존한다. 껍데기는 국산이지만 속을 채우는 비싼 알맹이는 고스란히 로열티로 빠져나간다. 기가코리아 전략이 나온 배경일 것이다.

과거에도 IT 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없지 않았다. 민관 합동 프로젝트도 무수히 전개했다. 이 시점에서 정부가 고민해야 할 일은 선언적 `범부처 R&D 프로젝트`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다가올 미래를 주도할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국제사회에서 표준으로 인정받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휴대폰 부동의 1위 기업이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고집한 `심비안`이 왜 실패했는지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