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해외 주요국도 여전히 논쟁 중

해외 주요국가 역시 망 중립성 논쟁은 진행형이다.

미국은 망 중립성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국가다. 망 관리성보다 `인터넷 개방성`에 중점을 둔다.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010년 12월 발표한 `망중립성 고시`는 망에 대해 △투명성 △차단금지 △차별금지를 핵심 규칙으로 제시한다. 투명성은 유·무선 공히 망 관리현황과 성능재원, 서비스 제공조건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으로 누구나 망 인프라에 기초한 서비스를 쉽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건이다. 접속차단 금지 조항에선 합법적이고 망에 해가 되지 않는 서비스와 단말기는 차단이 불가하며, 특히 무선망 운용 사업자와 경쟁 관계에 있는 음성·영상전화 서비스 차단이 불가하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

불합리적 차별 금지 역시 합법적 트래픽 전송에 망 사업자가 차별을 가할 수 없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합법적인 망 관리` 조항을 둬 망 혼잡 방지와 서비스 품질 보장, 보안 등의 목적에 부합할 경우 망 관리성을 인정하고 있다.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인터넷·플랫폼 사업자보다 통신기업의 입지가 더 강한 유럽은 미국과 반대 입장이다. 투명성을 전제로 망 사업자에 네트워크 관리를 허용하고 있다. 기존 망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있기 때문에 망 중립성을 위한 추가적인 규제 없이 시장 기능에 맡긴 상태다.

영국·일본도 미국보다는 유럽에 좀 더 가까운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영국은 트래픽 폭증과 신규서비스 등장에 따른 망 사업자의 트래픽 관리 허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많은 대역폭을 사용하는 서비스는 그만큼 분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역시 망 이용·비용 분담의 공평성을 골자로 한 원칙을 2007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망 사업자의 차등화된 망 관리와 과금이 허용됐다.

이처럼 각 국가마다 기본적인 방침이 정해져 있지만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데이터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통신 사업자들이 속도·용량 제한과 상한 요금제 등 정책을 내놓으면서 망 중립성 기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AT&T와 버라이즌은 이미 무선 무제한정액제를 폐지했고 T모바일은 월 내려받기 용량을 500MB로 제한하고 있다. 일본 NTT와 소프트뱅크는 유선에서 1인당 하루에 올릴 수 있는 데이터량을 30GB로 제한하고, 미국 컴캐스트와 AT&T는 유선 총량요금제를 도입해 초과 데이터 당 추가 과금을 하고 있다.


d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