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B2B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닷컴이 체질개선에 애를 먹고 있다. 불량 판매자를 퇴출시키면서 질적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아예 알리바바닷컴 상장을 폐지해 주주 눈치를 보지 않고 체질개선을 강행하기로 했다.
알리바바닷컴은 23일(현지시각)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4억5200만위안에서 3억3900만위안(5380만달러)으로 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년간 가장 낮은 순이익이다. 매출은 15억90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3.7% 성장했으나 전분기보다는 4.2% 감소했다.
이 같은 순이익 감소는 알리바바닷컴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 정책 때문이다. 판매 실적과 서비스 등이 우수한 중국내 `골드 판매자` 수는 8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만1000여명이나 줄었다. 지난 한해 골드 판매자는 2만2000명 이상 줄었다. 불량판매자가 퇴출된 탓이다.
알리바바닷컴은 지난해 2월 판매사기 책임을 지고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동반 사퇴하는 내홍을 겪은 후 판매자 신뢰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불량판매자 퇴출 등 체질개선 작업을 강도 높게 벌여왔다. 당시 자체 조사 결과 2009년과 2010년 각각 1000개가 넘는 판매업체가 판매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 중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순이익 감소로 주주들이 반발하자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상장폐지라는 강수를 두고 나섰다. 단기 실적 악화에 주눅 들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체질개선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알리바바닷컴 지분 74%를 소유한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2월 닷컴을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하고 남은 지분을 전량 인수,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이 안건은 5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알리바바그룹은 닷컴 상장폐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주들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게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