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진흥법 개정안 국회 통과 불발…서로 다른 반응들

IT서비스·SW업계 희비 교차

당초 예상과 달리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24일 개최된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야 간 난항을 겪으면서 대부분 법안들이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직원이 법률안을 정리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직원이 법률안을 정리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여야 합의로 18대 국회 회기인 5월 말까지 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의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를 전면 제한하고 있어 IT서비스 시장의 대대적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SW업계 `허탈`…IT서비스 `반색`=관련 업계는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염원했던 SW 업계는 허탈한 상황이다. 반면에 급조한 법안이라며 재검토를 주장했던 IT서비스업계는 반기는 기색이다.

송재영 한국SW전문기업협회 부회장은 “19대 국회에서도 동일 법안을 의원 발의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각 정당에 요구하겠다”면서 “이번에 당선된 IT관련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정안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공공 사업 확대를 예상했던 중견 IT서비스 기업들도 실망스러운 분위기다. KCC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등은 이미 참여하고 있는 40억~80억원 시장에서 더욱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일부 기업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 관계자는 “SW 생태계 복원이 미뤄지게 된 것은 안타깝다”면서 “공공정보화 전략에 차질이 빚어져 아쉽고 19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 기존 강점을 보유한 사업을 중심으로 공공 시장 공략을 확대할 예정이었다.

IT서비스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대로 마무리된다면 당초 공공사업 조직을 축소할 계획이었던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은 기존 조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단, 국내 시장에만 머물렀던 한계를 벗어나 전자정부 등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해외진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노학명 삼성SDS 전무는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국내 경험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통과 불발이 행운으로 여겨진 기업도 있다. 당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엠프론티어는 공공사업 시장 공략을 위해 공공IT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그러나 지난 16일부로 모그룹인 한국타이어그룹이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되면서, 개정안이 통과됐더라면 관련 준비가 물거품이 될 뻔했다.

◇지경부, 19대 국회에서도 발의 추진=법안 통과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장 난감한 곳은 지식경제부다. 지경부는 지난해 11월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표한 이후 적극적으로 법안 통과를 추진해왔다. 최근 여야가 법사위에 상정된 59개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작업도 착수했다.

지경부는 19대 국회에서도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대진 지경부 SW산업진흥과 과장은 “19대 국회에서도 경제 민주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다른 국회의원이 이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며 “만약 의원발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식경제부가 정부발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에 대비, 진행했던 제안요청서(RFP) 상세화 작업이나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의무화 등은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RFP 상세화 작업은 지식경제부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PMO 도입 의무화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기준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