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T로 혁신하는 우편물류](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4/25/273622_20120425162230_560_0001.jpg)
스무 살 무렵 청년 스티브 잡스는 친구와 함께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 이국땅을 누비며 많은 것을 경험한 잡스는 이렇게 고백했다. “칼 마르크스와 님 카롤리 바바(인도의 영적 스승)의 업적을 모두 합친 것보다 에디슨이 세상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0년 넘게 잡스를 연구한 전문가 카민 갤로는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에서 잡스는 인도 여행에서 실용적·기술적 혁신이야말로 세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 돌아온 잡스는 1976년 단짝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설립하고 1년 후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선보였다.
인터넷과 각종 컴퓨터, 모바일 기기 등 정보기술(IT)의 발달은 우리 생활 곳곳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컴퓨터가 없는 집이 없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인터넷만 뒤지면 찾을 수 있다. TV를 켜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집에서도 학교에서와 똑같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누군가와 연락할 땐 휴대폰을 몇 번만 누르면 되고 통화 중에 문서와 동영상도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 과거에 영화에서나 보던 상상 속 허구가 현실이 된 것이다.
IT 발달은 우편물류에도 커다란 혁신을 가져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49억통, 하루 평균 2000만통의 우편물이 소통된다. 이렇게 많은 우편물이 신속·정확하게 배달될 수 있는 것은 IT 덕분이다. 웹 기반 우편물류시스템 `포스트넷(PostNet)`은 우편물 접수에서 배달까지 모든 과정을 정보화한 것이다. 전국에서 소통되는 우편물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우편물류상황시스템은 차량 관제와 우편물 흐름을 파악, 소통과 장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해 능동 대처할 수 있게 했다. 강원도 산간마을과 국토 최남단 마라도까지 전국에 제때 우편물이 배달되는 것도 IT가 접목된 물류시스템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이 같은 IT 덕분에 우편서비스는 매년 고객만족도 조사 1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우편 분야 IT는 세계에서도 인정받는다. 일본, 인도 등 세계 여러 나라 우정 관계자들이 첨단·자동화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고 잇따라 방한했고, 우편 장비와 시스템도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기술 혁신으로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인터넷의 확산으로 비즈니스 모델은 하루 24시간, 1년 내내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어떤 사업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어떤 사업은 도태되고 있다. 파나소닉 창업주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가난 때문에 부지런해졌고 허약한 몸 때문에 건강에 힘썼으며 초등학교 중퇴 학력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모두 스승으로 여겨 배우는 데 애썼다”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그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작은 전기회사를 세계적 기업으로 일궈냈다.
1884년 4월 22일 고종황제는 신식 우정이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홍영식 선생의 건의를 받아들여 우정총국 개설 칙령을 내렸다. `정보통신의 날`은 이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근대 우정제도가 도입된 지 100여년이 흘렀다. IT 발달은 우편사업에 위기를 가져왔다. 휴대폰과 이메일 등 대체 통신 수단이 발달하면서 우편사업은 쇠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우편사업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혁신하고 있다. IT 위협을 오히려 IT를 이용한 첨단화, 자동화로 극복하고 있다.
김명룡 우정사업본부장 mrkim@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