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LED, 오스람 아성 누가 넘을까

`강자의 수성이냐, 신흥주자의 입성이냐`

최근 자동차용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이 개화하면서 선후발 업체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시장을 장악한 오스람 대 신규 진입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 간 경쟁이다. 차량 내 LED 채택 비중이 커지면서 일기 시작한 변화다.

LED를 적용, 디자인을 강조한 기아자동차 `레이`
LED를 적용, 디자인을 강조한 기아자동차 `레이`

국내 자동차용 LED 시장은 그간 독일 오스람이 주도해왔다. 계기판부터 헤드램프까지 오스람 LED는 자동차 곳곳에 쓰였다. 영향력을 반영하듯 오스람의 국내 차량용 LED 매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30%씩 성장했고 시장 점유율은 무려 40~60%에 달한다.

자동차 부품은 고도의 신뢰성과 높은 품질 수준을 요구하는 탓에 진입 장벽이 두텁다. 오스람은 자동차 강국 독일에서 100년이 넘는 조명 사업 경험과 LED에 대한 만반의 준비도 갖춰 자동차용 LED 분야에서도 철옹성을 구축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국내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는 조짐이다. 서울반도체·LG이노텍·삼성전자·루멘스 등 토종 업체들이 자동차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서다. 지난 2009년 국토해양부는 자동차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며 자동차 전조등(헤드램프)에 LED 사용을 허용했다. 또 이듬해 7월에는 안개등·후퇴등·주간주행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제도 마련과 함께 자동차 기업도 차세대 광원으로 LED를 주목하면서 시장이 꿈틀대자 국내 업체가 속속 가세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현대차 `제네시스`에 LED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기술 수준이 가장 높아 자동차 조명의 핵심으로 평가 받는 헤드램프에 채택됐다. 삼성전자도 현대모비스와 협력해 K9 헤드램프를 국산화했다. K9은 기아자동차의 전략 차종이어서 LED 램프에 대한 인지도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루멘스는 계열사 엘이디라이텍을 통해 현대·기아차를 공략 중이다. 기아 K9 시그널 램프에 채택됐고 외국 자동차 회사들과도 공급을 추진 중에 있다. 루멘스 관계자는 “지난해 40억원 수준이던 자동차 부문 매출이 올해는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오스람은 시장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기술력과 품질로 격차를 벌인다는 전략이다. 이주성 오스람옵토세미컨덕터 이사는 “앞으로는 백색 LED가 자동차 전면부에 대거 장착되고 특히 헤드램프의 LED 전환이 가속화 될 것”이라며 “주도권을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자동차용 LED 조명은 유망 시장이다. 오는 2014년까지 연평균 22% 성장, 세계 시장 규모가 21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헤드라이트용 LED는 36% 성장률로 자동차용 조명 중에서 가장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