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개봉작] 봄, 눈

`봄, 눈`은 영화 `억수탕`과 `닥터K` 등 곽경택 감독 밑에서 연출을 했던 김태균 감독의 생생한 자전적 경험이 깃든 영화다. 김 감독은 10남매 중 막내로 24살 차이가 나는 큰누나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 영화를 기획했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드라마로 구성해 관객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다.

[금주의 개봉작] 봄, 눈

영화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주인공 순옥(윤석화)이 암 선고를 받고 가족과 이별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전까지 남편(이경영)은 순옥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며 무심했다. 큰 딸(김하진)은 결혼해서 나갔고 막내아들(임지규)은 서울에서 혼자 지내 얼굴을 보기 힘들다. 막내딸은 항상 자기일에 바쁘고 엄마에게 까칠하다. 순옥의 가족은 보통의 가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가족에게 찾아온 엄마의 `암` 소식은 마른하늘의 날벼락과 같다. 순옥은 길어야 6개월 산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고 가족은 그제야 자신을 돌아보며 순옥을 간호한다.

암 선고 이후 장면은 이별 예행연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봄, 눈`은 관객에게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 엄마의 이별 준비 모습은 이별도 우리 삶의 한 부분임을 담담히 알려준다. 24년 만에 스크린을 찾은 윤석화는 삭발 투혼으로 눈길을 끌며 엄마 역을 애절하게 소화해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