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세계 휴대폰 생산 1번지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에 이어 최근 노키아가 휴대폰 공장 건립에 들어가고 이들을 따라 휴대폰 부품업체가 대거 진출하면서 베트남은 거대한 글로벌 휴대폰 생산기지로 탈바꿈했다. 이 영향으로 베트남의 연간 휴대폰 생산량은 이미 일본을 앞질렀으며 연간 증가율도 휴대폰 생산 대국인 한국과 중국을 넘어섰다.
닛케이산업신문은 26일 베트남의 연간 휴대폰 생산량이 3000만대에 달하면서 과거 휴대폰 왕국이었던 일본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의 휴대폰 생산량 증가는 글로벌 휴대폰업체의 생산기지가 건설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
노키아는 지난 23일 베트남 북부 바쿠닌성의 싱가포르공업단지에 대규모 휴대폰 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가졌다. 3억2000만달러(약 3640억원)를 투자해 세우는 이 공장은 내년부터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단말기에서부터 부품까지 생산한다. 직원수는 약 1만명에 달할 전망이며 생산제품 대부분은 수출될 예정이다.
노키아는 이번 베트남 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기존 핀란드와 헝가리 생산 공장 인원을 대폭 감축하고 아시아로 생산거점을 옮길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세웠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에 현지에 제2 공장을 세웠다. 1공장을 포함해 직원수는 2만명을 넘는다. 삼성전자는 추가로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1억대까지 늘리고 연구개발(R&D) 거점도 마련할 방침이다.
부품업계 진출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를 따라서 베트남에 진출한 휴대폰 부품업체만 60개에 달한다. 일본 교세라도 내년에 베트남 동북부지역에 스마트폰용 전자부품 생산 공장을 가동시킬 예정이고 파나소닉도 휴대폰용 소프트웨어 개발 R&D센터를 세웠다.
글로벌 대형 휴대폰 업체들이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세우게 된 배경에는 값싼 노동력 외에도 정부의 유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와 노키아에 대해서는 통상 25%인 법인세를 10%로 낮춰주고 4년간 면세와 5년간 50% 감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베트남의 휴대폰 단말기와 부품 수출액은 68억8600만달러(약 7조8000억원)에 달해 봉제품과 원유에 이어 3대 수출 품목으로 성장했다. 일본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휴대폰 생산 대수는 전년 대비 58% 늘어난 약 3325만대로 일본(2348만대)를 앞질렀다. 올해 평균 생산량 증가율은 50%에 달해 중국(15%)과 인도(18%)를 넘어설 전망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