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년간 2배 성장, 전체 규모가 2조엔(약 28조원)에 육박하면서 신용카드에 이어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6개 선불식 전자화폐 결제 총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조1000억엔으로 집계됐다고 26일 보도했다. 지난 2001년 전자화폐 `에디`와 `스이카`가 처음 출시된 후 전자화폐 시장 규모가 1조엔을 넘어서는데 8년이 걸렸으나 이후 2년 만에 두 배로 확대됐다. 백화점과 신용카드사가 발행하는 상품권 시장 규모를 넘어섰다.
이처럼 빠른 성장 비결은 일본 유통업체 이온의 전자화폐 `와온(WAON)`과 세븐&아이홀딩스의 `나나코(nanaco)`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전자화폐 이용 금액에 따라 포인트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전자화폐 이용을 유도했다. 가맹점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 전자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유통점이 초기 편의점 중심에서 슈퍼마켓으로 확대되면서 1회 평균 결제 금액도 2배 이상 상승했다. 이 같은 마케팅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와온의 결제 총액은 전체 시장규모의 절반인 1조엔을 넘어섰다.
이온과 세븐&아이홀딩스는 올해 들어 전자화폐사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규모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이온은 자사 쇼핑센터에서만 사용할 있었던 와온을 오락시설이나 지역상가 등에서도 결제할 수 있도록 제휴를 넓힐 예정이다. 세븐&아이홀딩스도 나나코를 그룹 내 전 점포로 확대한다. 6월말까지 나나코로 결제가 가능한 업체를 170개로 늘리고 향후 800개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64세 노인층을 겨냥한 전용 전자화폐 `시니어 나나코`도 내놨다. 연금이 지급되는 매월 15일에는 이 전자화폐로 구매할 수 있는 전 상품을 5%가량 할인하는 `반짝 세일`을 진행, 가전 등 비교적 고가 제품을 구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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