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전자소재기업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기업들은 경기 침체에도 성장을 이어간 반면에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의 부진이 눈에 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도레이첨단소재·한국다우코닝·한국다우케미칼은 지난해 실적 향상을 이룬 반면에 머크어드밴스드테크놀러지스·동우화인켐·한국쓰리엠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신장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조281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8% 증가한 2062억원을 달성했다. 필름, IT소재 등 다양한 제품 덕이다. 도레이첨단소재 측은 “지속적인 투자 효과가 나타났고 필름, IT소재 외 부직포에서도 성과가 나타나 실적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실리콘·접착제·이형제 등을 만드는 한국다우코닝도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 24.6% 증가했다. 한국다우케미칼은 매출을 12.6%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 2010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에 머크와 동우화인켐은 크게 악화돼 눈길을 끈다. 머크는 매출액이 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나 줄었다. 특히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100% 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으로 급감했다. 동우화인켐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머크와 동우화인켐은 디스플레이용 소재와 부품들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머크는 LCD 액정을, 동우화인켐은 LCD에 필요한 컬러필터, 편광판 등을 생산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LCD 분야에서 발생하는데다 지난해 최악의 시황으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머크 관계자는 “업황 부진으로 LCD 액정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해외 원료 구입에 따른 환율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동우화인켐은 모회사 일본 스미토모화학으로부터 원소재를 엔화로 들여와 국내 고객사에서는 달러로 지급받는다. LCD 시황 악화에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LCD사업 부진, 여기에 지난해 극심했던 엔고 현상까지 삼중고를 겪은 셈이다.
한국쓰리엠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부진했다. 매출은 9.8%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7%, 15.6% 감소했다.
국내 주요 다국적 소재기업 실적 현황
()는 전년 대비 증감률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