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월마트에 납품하는 가전제품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한다. 이는 월마트가 자사에 제품을 납품하는 글로벌 제조회사들을 대상으로 RFID 부착을 권유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외 유명 유통회사로 이 같은 방침이 확산되면 RFID 시장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월마트는 지난 2005년 유통회사 중 최초로 제조기업들을 대상으로 RFID 부착을 권유, 재고 효율화를 꾀했으나 기술 미비 등으로 확산에 실패한 적이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의류와 가전 부문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RFID 프로젝트를 시작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달부터 월마트에 납품하는 TV·오디오 등 신제품 포장 박스에 RFID를 붙여 납품하기로 하고 세계 법인 및 공장의 생산 및 출하 공정에 이를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월마트에 납품하는 TV·오디오 신제품에 생산 단계에서 직접 RFID를 붙인 후 납품한다. 월마트는 RFID를 부착해야 하는 납품업체를 확대한다.
월마트는 공급망관리(SCM) 효율화 차원에서 물류창고 입고와 재고관리를 위해 주요 제품에 RFID 부착을 권유했다. 월마트 창고 등에 RFID 게이트를 설치, 창고 입고 정보와 판매 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관리하려는 시도다.
국내 전 공장과 판매점에만 RFID시스템을 구축해온 LG전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멕시코 등 해외 공장으로 시스템 적용을 확산한다. 올해 월마트용 납품 제품에만 300만개 이상의 RFID를 부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 및 중국 후이저우 법인 등 국내외 4개 공장이 RFID를 붙여 월마트로 제품을 출고할 체계를 갖췄다.
그동안 내부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 반도체라인 등 부품사업과 일부 완제품사업에만 RFID를 적용해왔던 삼성전자도 해외 유통기업용 출하 제품으로 확대 적용했다.
양사는 월마트의 RFID 표준화 정책에 맞춰 맞춤형 RFID를 부착하고 있다.
LG전자는 루셈 등 그룹 내 RFID 관련 계열사로부터 RFID를 조달하기로 하는 등 수직계열화로 대량 양산 체계를 강화했다. 월마트의 움직임이 향후 베스트바이 등 해외 가전제품 유통매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월마트의 이러한 방침이 타 유통사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RFID 확산으로 엔드 투 엔드 물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