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계 선박 전자통신 시장을 잡기 위한 국내 해양IT 업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현재 이 시장은 국제해사기구(IMO)의 e내비게이션으로 대표되는 해양 전자통신장비 및 SW 시스템화, 표준화, 융·복합화 물결이 거세다.
대표주자는 해양 전자통신장비 전문기업 삼영이엔씨다.
삼영이엔씨(대표 황원)는 지난해 일본에 자사 GPS플로터와 어군탐지기 8000여대를 수출했다. 금액으로 20억원 규모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5000여대, 연내 1만5000여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일본 해양IT 시장에서 삼영이엔씨 성과는 삼성전자 휴대폰의 일본 시장 진출과 비교될 정도다.
여세를 몰아 삼영이엔씨는 최근 유조선과 컨테이너선, 원양어선 등 중대형 선박을 타깃으로 전자통신장비 세트화(패키징)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GPS플로터, 어군·어망탐지기, 유무선 전화, 레이더 등 국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단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를 패키지화해 고부가가치 세트 시장을 잡겠다는 계산이다.
삼영이엔씨는 이미 연근해 어선, 레저보트 등 소형 선박 단품은 물론이고 세트 장비까지 생산 가능하다. 반면에 중대형 선박 세트 장비는 JRC, 후르노(FURUNO) 등 일본과 유럽 기업이 세계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분야지만 세트화에 필요한 단품 수도 많고, 정교한 시스템 통합 기술과 대형 생산설비를 추가로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삼영이엔씨는 전자해도정보시스템(ECDIS), 알파레이다 등 현재 연구개발 중인 중대형 단품 생산 계획을 앞당기는 한편, 국내 2~3개 장비제조사를 대상으로 세트화 공동 프로젝트를 타진하고 있다.
해당 제조사는 선박용 위성TV안테나, 선박용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항해자료기록기(VDR) 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문업체다.
이와함께 중소 해양IT업체들은 선박 전자통신기기 융·복합화와 스마트 통신 시대에 발맞춰 틈새시장을 노린 특화 제품 및 기술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오스코나(대표 안승문)는 고가 위성전화 통신료 부담을 줄여주는 항로별 맞춤 위성전화와 위성전화 선내 통신 두절 단점을 보완한 무선인터넷(와이파이) 연계 선내외 통신단말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마린소프트(대표 이재인)는 장거리 외항 선원 복지에 초점을 맞춰 선원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스마트폰 기반 전자해도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소나테크(대표 박승수)는 자체 개발한 특허 음파탐지(소나) 기술을 토대로 군수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황원 삼영이엔씨 사장은 “(해양통신장비 세트화는) 국내 선박 전자통신장비 전문기업이 힘을 모아 급변하는 글로벌 선박 통신시장에 대비하고 또 함께 공략하자는 목적”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께 중대형 선박용 세트 장비를 개발, 국내외 조선사와 선주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