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직면한 현실은 전례 없는, 사상 최악이나 다름없다.
이동통신 사업자의 매출 추이는 제자리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입자당 평균매출액(ARPU)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 증가로 망 투자 부담도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요구도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가 체감하는 위기의식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모색하기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매출은 게걸음, ARPU는 역성장=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5조9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조1350억원으로 6.3% 감소했다. KT는 매출 21조9901억원으로 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9573억원으로 4.5% 줄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9조2563억원으로 8.9%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2857억원에 머물렀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이 감소한 것이다.
ARPU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분기를 고점으로 4분기까지 2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KT는 2010년 2분기 이후 6분기 연속 감소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ARPU가 2만원 수준이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 ARPU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가입자 유치·유지를 위한 요금할인을 비롯, 음성과 문자 등 전통적 수익 감소, 지난해 9월 이후 시행된 기본요금 1000원 일괄 인하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망 투자 부담은 여전=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통사는 트래픽 폭증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4세대(4G)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지난해(2조2770억원) 수준인 2조3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할 계획이다. KT는 3조3200억원보다 2000억원이 늘어난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2008년 KT와 KTF가 합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1조715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한 LG유플러스는 1조4000억원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과다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일부 가입자를 비롯, (망 이용에 따른) 수익 향유자 혹은 비용 유발자에 한해 적절한 망 이용대가를 부과해야 한다는 이통사의 주장은 자사 이기주의로 폄하되기 일쑤다.
◇외부 압력은 갈수록 심해져=정부를 비롯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가 연례행사처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압박은 이통사에 커다란 부담이다.
지난 2002년 기본료 1000원 인하를 시작으로 2003년 발신자표시(CID) 요금 인하, 2006년 CID 요금 무료화는 시민단체 요구가 도화선이다.
지난 대선에서 통신요금 인하가 처음으로 공약으로 등장한 이후 4·11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은 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오는 12월 대선에도 이동통신 요금 인하가 공약으로 채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통사 수익에 치명타가 될 m-VoIP 전면허용 요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이통사의 m-VoIP 차단을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로 규정하고 m-VoIP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 ARPU 추이 (단위 : 원)(접속료·가입비 제외)
-
김원배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