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블록버스터 게임이 `난공불락` 서구 시장 공략에 도전한다.
블루홀스튜디오(대표 김강석)는 2일 온라인롤플레잉게임 `테라` 북미 정식서비스에 돌입한다. 4일부터는 유럽 서비스도 시작한다. 테라는 블루홀스튜디오가 4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쓴 대작 게임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의 북미 성공 사례는 드물다. 문화와 게임을 즐기는 환경 차이 때문이다. 스토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우스 클릭만 반복하는 노동형 게임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씌워졌다. 경험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의 도전은 더욱 어렵다.
◇테라의 위기, 쟁쟁한 대작 출시에 소송까지=테라는 대작 전쟁 포문을 여는 전초병이다. 북미 게임시장이 블록버스터 게임의 출시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블리자드 `디아블로3`가 오는 15일 출시된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2`도 늦어도 6월 안에 나온다.
대작 게임 출시 상황은 판매 사이트에서도 드러난다. 현재 아마존의 롤플레잉게임 인기 순위를 보면 1위 디아블로3, 2위 길드워2, 3위는 엘더스크롤5:스카이림이다. 4위가 테라다. 상위권을 차지한 주인공은 여러 차례 대작을 개발한 굴지의 개발사다. 이들이 내놓을 게임 역시 흥행작의 후속편으로 기대가 높다.
엔씨소프트와의 소송도 테라 흥행의 발목을 잡는다. 엔씨소프트는 테라가 자사 저작권과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지난 1월 북미 서비스 금지 가처분 소송을 걸었다. 당장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법정 대결로 이어질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테라의 기회, 다국적 연합군에 철저한 현지화=블록버스터 포위에 맞서 테라는 연합군을 꾸렸다. 미국, 프랑스, 독일 연합군이다. 북미 패키지 유통은 미국 아타리가 담당한다. 유럽 패키지 판매는 프랑스 유비소프트가 진행한다. 유럽 서비스는 독일 프록스터인터랙티브픽처스가 맡았다.
흥행의 관건인 북미 온라인 서비스 시장은 직접 공략한다. 블루홀스튜디오는 게임 개발 초기부터 북미 법인 엔매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블리자드, 엔씨소프트, EA 등에서 경험을 쌓은 현지인들로 구성됐다.
이용자가 스스로 조작하는 액션이 강조된 게임 특성도 `테라`의 강점이다. 여러 이용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즐길 수 있는 파티 플레이는 북미 이용자들이 더 선호하는 게임 방식이다. 국내 서비스 기간 동안 콘텐츠도 대폭 강화했다. 게임 플레이나 동선도 개선했다.
북미 시장에 맞춰서 강하고 어두운 캐릭터가 전면에 나섰다. 귀여운 외모의 아동 캐릭터는 외모를 바꿨다. 신비로운 요정 캐릭터나 아기자기한 동물형 캐릭터는 포스터와 패키지 겉면에서 사라졌다. 국내를 비롯해 먼저 진출한 일본에서는 모두 널리 사랑받은 캐릭터였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열성 고객부터 사로잡기 위해 수년 전부터 각종 게임전시회와 콘퍼런스, 게임 체험행사에 참가해왔다”면서 “현지문화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 SWOT 분석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