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MIPTV2012`.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유통되는 글로벌 콘텐츠 거래 시장이다. 5월 대한민국 부산에서 MIPTV를 꿈꾸는 또 하나의 글로벌 콘텐츠 마켓이 열린다. 주인공은 오는 1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하는 `부산콘텐츠마켓(BCM) 2012`. 올해 슬로건은 `BCM-뉴 콘텐츠, 뉴 네트워크`로 BCM은 새로운 콘텐츠와 네트워크가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불과 며칠 후면 영화·드라마·다큐·모바일 콘텐츠 등 방송영상 콘텐츠 분야 제작·유통·지원 국내외 전문가가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구종상 부산콘텐츠마켓 집행위원장](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5/03/276620_20120503111806_668_0001.jpg)
구종상 집행위원장(53·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 교수)은 BCM에 날개를 단 주역이다. 초기 사업 틀을 잡았으며 국내 콘텐츠를 알리는 세계 무대로 위상을 높였다. 2007년 1회 부집행위원장을 시작으로 2회부터 지금까지 줄곧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BCM은 확실한 디지털콘텐츠 비즈니스 무대로 자리를 잡았다”며 “열악한 국내 콘텐츠 환경에서 산업화를 위한 인프라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자부했다.
“BCM 모태는 2007년에 첫 행사를 연 `D(디지털)BCM`입니다. 당시만 해도 참가업체를 모집하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습니다. 방송 프로그램 등 콘텐츠 역시 그 당시에도 관심은 높았지만 시장은 고사하고 산업이라고 부르기에는 창피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구 위원장은 “올해 BCM은 확실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매년 부산에서 열리는 영화제와 함께 지역 대표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규모와 위상 면에서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성장했다. 먼저 거래 실적에서 2007년 750만달러에서 2009년 1850만달러, 지난해 4889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5000만달러 이상을 예상하고 있다. 전시 참가업체와 인원도 지난해 527개사·1060명에서 올해 586개사·1192명으로 늘었다.
구 위원장은 “해외업체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달라진 대회 위상을 소개했다. “해외 바이어와 셀러 비중이 눈에띄게 증가했습니다. 참가 국가는 지난해 40개에서 46개로, 참가업체는 231개에서 260개로 20%이상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해외에서도 BCM 인지도가 올라갔으며 무엇보다 케이팝(KPOP)과 같은 한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를 BCM 역사에서 도약의 시기로 규정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먼저 시민 축제로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그는 “시민을 위해 뉴미디어 기술과 기기를 보다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3D체험관 등 부대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행사기간에 초·중·고 학생을 위해 KM플레이어 부스에서 3D영화 체험, 검정고무신과 같은 애니메이션과 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퓨처로봇과 로봇연구원의 탑승형 로봇체험과 동호전자의 4D맥스라이더도 체험해 볼 기회를 준다.
최근 분위기와 맞물려 `KPOP` 부스도 시험적으로 도입한다. 이는 KPOP 음원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BCM에 접목할 수 있는 지를 가늠하는 무대.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SM·JYP와 모든 협의를 마친 상태다. 내년에는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K-POP 가수가 대거 출연하는 문화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구 위원장은 “국제영화제, 지스타(국제 게임박람회), 국제단편영화제 등 부산에서 열리는 영상 미디어 행사와 연계한 시너지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지만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는 취지도 잊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하는 문화콘텐츠 펀드 투자 설명회 `비즈 매칭`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구 위원장은 “투자자와 제작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투자 자문단과 방송영상업체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즈 매칭 이외에도 문화부와 한국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설명회에서는 창투사 실무자를 초청해 투자 계획과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이 외에도 미래관에서는 콘텐츠 제작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3D·4D·모바일 폰 등 뉴미디어 콘텐츠 부문 신기술을 홍보하고 기업이 바이어와 직접 거래 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기회도 제공키로 했다.
구 위원장은 “디지털 콘텐츠는 방송융합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BCM을 세계 콘텐츠 시장 거점으로 적극 육성해 MIPTV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메이저 마켓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