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소셜&소통 경영]<11>소셜 미디어의 불편한 진실

오래된 얘기지만 저가 항공 성공 모델로 평가받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항공사 모델을 벤치마킹한 기업은 모두 실패했다. 성공 요인만 답습하면 될 줄 알았는데 정작 성공 전략의 핵심은 벤치마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례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최근 대한민국 인터넷소통대상 수상기업(관)을 대상으로 컨설팅 지원 활동을 전개하면서 객관적으로 개발한 인터넷소통지수(ICSI)와 소셜소통지수(SCSI)로 300대 기업과 기관을 분석한 데이터와 실제 운영 사례를 들여다보면 전략(Plan)은 고사하고 평가(See)에 입각해서 운영하는 기업(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유기체인 모든 조직에는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생존을 위한 조직 운영 틀을 만든다. 비전과 미션, 핵심과 하위 전략, 경영 방침과 실행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행에 따른 성과지표 와 지속적인 피드백 장치 마련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Plan-Do-See 관점에서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크고 작은 업무수행에도 실행(Do)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Plan과 See가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실행 측정지표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표가 없이 현주소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래 모습도 그릴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다.

물론 1인 미디어 SNS는 패키지로 제공해 누구나 간편하게 계정을 만들고 다양한 사람과 양방향 대화나 정보를 교류해 도입 초창기에는 전략보다는 실행에 중점을 두었다. 일부 전문가 코칭을 받아가며 SNS계정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담당자를 지정하고 대화할 상대를 찾고자 내부 직원을 동원했다. 경영층에 보여줘야 하는 조급증이 앞섰기 때문이고 현장 경험 없는 소위 SNS 전문가의 편협한 조언과 지표는 고사하고 전략적 방법론이 없이 실행만 강조하는 일부 에이전시 비즈니스 관점에 편승했기 때문이다.

과거 웹 사이트 운영과 달리 SNS는 제작과 유지비 절감 효과, 눈에 보이는 고객과 실시간 교류로 친밀한 관계 관리를 가능케 하는 최적의 소통 도구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패키지로 제공되는 도구인 관계로 사용자 입장에 따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단점과 패키지 속성에 준해서 활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여러 제약점이 존재한다.

이제부터는 잠시 숨고르기를 통해 시장에서 검증되고 공인된 지표를 도입해 이를 기준으로 전략 수립과 실행,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 SNS는 도입은 쉬워도 고객과 호흡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워밍업은 한번으로 족하다. 본 게임을 철저하게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 고객지향적인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객 소리와 이를 통한 실행력 강화가 진행돼야 한다. 평가와 전략, 실행이 따로 움직이는 것은 연체동물이 아닌 이상 성과 극대화는 요원하다. Plan, Do, See는 한 몸이다.

성과 지표는 병원 종합검진항목에 비유되고 특히 피검사 또는 MRI에 해당되는 도구다.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인 환자의 경우 어느 부위가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지 않고 수술할 수는 없지 않는가. 일반 사람의 경우도 피검사와 MRI 등 종합 검진으로 이상이 있는 부위가 어딘지 파악해야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평가 지표는 고객 의중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어느 부위에 이상이 있는 지 문제를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척도이고, 미래 건강관리의 바로미터다.

전략과 성과 지표 부재는 고객이 원하는 방향과 상반된 결과를 초래한다. 고객 접점에서 고객지향적인 소통 활동을 전개해야 하지만 고객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정 지인과 전문가, 의사 결정을 하는 경영층만을 위한 소통활동은 당장은 편할지 몰라도 지속가능한 업의 연속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는 곧 소셜 거품으로 붕괴되고 만다. SNS를 운영하는 실무자 마인드와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평가를 주관하면 결과를 통한 고객 소리를 경청하기 보다는 하나의 이벤트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고, 지표에 의한 컨설팅은 거의 `공짜“라는 인식이 있는 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지표가 설 땅은 없다. 조직의 소통경쟁력 향상을 위해 Do의 효율성을 강화를 위한 Plan수립과 전략의 기준점인 See를 살피자.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 ceo@kico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