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유통사 타깃 "아마존 킨들 방 빼"

미국 2위 할인매장 타깃이 이번 달 안으로 아마존 킨들과 킨들 파이어, 액세서리를 170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철수시키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향후 2년간 판매를 재개하지 않기로 못박았다.

이번 조치는 킨들 판매실적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킨들이 지난해 추수감사절 기간 타깃에서 가장 잘 팔린 태블릿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킨들보다 덜 팔린 아이패드와 누크는 계속 판매키로 한 것도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애플에는 25개점에 전용 미니숍까지 신설해주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타깃이 사업영역을 침범한 아마존을 `응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본 뒤 아마존에서 구매하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마존의 쇼룸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타깃의 주력 판매상품인 의류와 가정용품을 킨들 파이어에서 고스란히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타깃을 화나게 한 원인이다. 타깃은 올해 초 협력사에 메일을 보내 타깃 단독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몰과 가격을 맞춰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온라인으로 떠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두 업체 간 다툼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사 간 분쟁의 대리전 성격도 띤다. 지난해 3월 타깃과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미국 대형 유통사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 아마존을 고소한 바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타깃은 지난해 말 온라인에서 킨들 판매를 중단했다.

스콧 틸그먼 캐리스앤드코 애널리스트는 “베스트바이와 라디오?, 월마트 등 다른 대형 할인마트가 여전히 킨들을 팔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