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이노베이션리더-김종완 우리은행 채널지원단 상무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은 타 은행과 다른 점이 있다. CIO 조직 내 IT 조직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품개발 조직과 시너지추진 조직이 함께 있다. 상품개발 및 시너지 추진은 모두 IT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우리은행 설명이다. 우리은행 CIO는 IT만 챙겨서는 안 된다. 상품 개발 등 전사 관점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지난해부터 CIO를 맡고 있는 김종완 채널지원단 상무를 만났다.

[CIO BIZ+]이노베이션리더-김종완 우리은행 채널지원단 상무

“우리은행의 강점은 IT가 IT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금융상품 등 전사 영역과 잘 융합돼 있다는 것입니다. 채널지원단이 IT지원부, 상품개발부, 시너지추진부로 구성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입니다.” 김 상무는 우리은행의 강한 경쟁력은 CIO 조직 구성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7월 기업 및 개인 등 8개 사업부서별로 분산돼 있던 상품개발 인력을 모아 CIO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렇게 탄생한 부서가 상품개발부다. 과거 금융상품은 각 사업부 내에서 일부 상품기획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개발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금융상품이 복잡해지면서 상품개발이 IT 없이는 불가능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상품개발 적시성을 높이기 위해 IT지원부와 유기적인 연계 체계를 갖도록 했다. 상품개발부가 IT지원부와 함께 채널지원단 아래에 있는 이유다.

이뿐이 아니다. 과거 부서별 업무 조율은 부서 간에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효과적인 업무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때에 따라 부서 이기주의 현상도 발생했다. 전사 시각으로 부서 조율을 하는 조직이 필요했다. 당시 대부분 업무가 데이터 기반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많은 업무가 정보시스템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각 부서 간 업무를 조율하고 시너지 창출 업무를 담당하는 시너지추진부가 IT지원부와 함께 채널지원단에 배치된 배경이다. 시너지추진부는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와 고객관계관리(CRM)시스템을 운영, 관련 데이터를 관리한다.

김 상무는 “채널지원단 핵심 목표는 영업점에서 최적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베이스캠프가 되는 것”이라며 “IT와 상품개발, 데이터 등이 적절하게 연계돼 시너지를 창출하면 최상의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은행의 핵심 사업은 여느 은행과 마찬가지로 스마트 브랜치와 정보보안이다. 스마트 브랜치는 U뱅킹사업단에서 기획과 실행을 담당한다. 그렇지만 스마트 브랜치를 구현하기 위한 IT인프라 구축은 채널지원단이 맡는다. 김 상무는 “스마트 브랜치 구현을 위해 각종 전산장비와 모바일 기기 등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신개념 브랜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한 정보시스템 구축과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기술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스마트 브랜치 개설을 위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보호도 핵심 과제다. 지난해 잇따른 사고로 금융권에서 정보보호는 최대 이슈다. 더욱이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과 전자금융감독규정 등이 시행되므로 정보보호 강화는 필수다. 김 상무는 “전자금융감독규정에 충족할 수 있도록 보안투자를 적극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 다운사이징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놓고 막바지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상무는 “6월 말까지 전체적인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IBM과 맺은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계약은 내년 9월 종료된다. 우리은행은 제품 공급사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정보시스템 운영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에 따른 인터넷뱅킹시스템 재구축 작업도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인터넷뱅킹은 물론이고 스마트폰뱅킹, 현금자동화기기(ATM) 등에도 적용한다. 현재 구축 중인 우리카드 신시스템도 가동한다. 당초 지난해 말 가동 예정이었지만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 중단 등으로 일부 설계가 변경돼 가동 시점이 연기됐다. 신시스템이 가동되면 고객정보를 통합 관리할 수 있어 고객에 대한 `싱글 뷰`가 가능해진다. 고객 주소 통합관리, 제신고 프로세스 개선으로 사용자 업무 편리성도 높아진다.

김 상무의 요즘 최대 고민은 IT역량 강화다. IT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 충원과 교육, 연수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 김 상무는 “IT투자가 늘어나면서 IT업체 관계자들과 많은 협상을 하게 된다”면서 “공급업체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자체 IT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외에서 금융IT를 공부한 우수인력 채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김 상무 생각이다. 김 상무는 “다른 업계와 분야에서는 해외에서 공부한 우수인력을 적극 채용하는 반면에 금융IT 분야는 우수인재 채용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면서 “그에 걸맞은 채용 프로세스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김종완 우리은행 채널지원단 상무는 1958년생으로 동아고,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부산대 대학원 법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헬싱키경제대학원 경영자과정 석사와 숭실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 우리은행(당시 상업은행)으로 입행해 비즈니스사업단 부장, 동여의도지점장, 강남교보타워지점장, 부산경남동부영업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1년 12월 채널지원단 상무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