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북대 IT대학 전자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우리 대학은 전자전기컴퓨터학부로 운영되다가 IT대학으로 승격해 전자공학부·전기공학과·컴퓨터공학부로 재편됐다. 학생들은 영상, 신호처리, 반도체, 통신, 전파, 임베디드 등 여러 세부 전공을 선택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나 같은 전자공학도에게 전자신문은 보통 종합일간지보다 훨씬 중요하다. 전자신문을 6개월째 구독 중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 전자신문을 알게 된 것은 복학 후 한창 학과 도서관에서 공부할 때였다. 학부 도서관 로비에는 전자신문을 열람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평소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씩은 전자신문을 훑어봤을 것이다. 그 당시 내게 신문이란 그저 눈에 띄면 한번 보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꼭 시간을 내 정독할 만큼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전자신문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전자공학이나 IT 쪽 학업이나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보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전자산업계 최신 트렌드는 물론이고 새로 출시되는 제품 규격 하나하나까지도 분석해 제품을 실제로 구매할 때 도움이 된다.
전자신문을 구독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IT와 다른 산업의 융합을 다룬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학부에는 IT융복합 센터가 있어 의료IT와 로봇IT에 관한 수업을 듣고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수 있다. 나도 3학년부터 IT융복합 프로그램에 참여해 의료, 로봇 트랙을 이수하며 전자산업만이 아니라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에 시각을 넓혔다.
최근 기사에서 수송IT 산업 발달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비행기, 자동차, 선박에 이르는 모든 수송수단에는 IT가 필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자동차IT 산업 기사를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 분야 지식이 쌓이는 것을 느껴 뿌듯하다.
지금은 학부 마지막 학기라 한창 취업을 준비할 때다. 전자신문의 가치는 지금 더욱 빛을 발한다. 모든 기업은 회사에 지원한 이유와 관심도를 묻게 마련이다. 평소 산업 지식이 없다면 그저 인터넷에 있는 글을 베껴 쓰기 급급할 것이다. 하지만 전자신문을 꾸준히 읽다보면 IT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전반적 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고 특정 회사 정보를 담은 기사도 자주 접하게 된다. 틈틈이 스크랩해두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처음에는 평소 관심 있는 반도체나 부품 같은 기사만 주로 발췌해 읽다가 점점 모든 기사를 읽게 되니 자연스럽게 대한민국 기업 이해도가 깊고 빨라졌다.
모든 대학생이 전자신문을 관심 있게 보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IT 계열이 아니라면 전자신문은 그저 전문 잡지 같은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우리 사회는 IT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알게 되고 비록 IT 계열 공대생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볼 가치가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취업난이라고 하지만 IT 분야를 포함한 이공계 쪽은 위기가 기회임을 잘 알고 오히려 더 참신하고 좋은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전자신문 기사 중 의료계에서 이공계로 발을 돌리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의료기술 발달로 이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과 프라이드가 이공계로 넘어와야 할 때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특허를 가진 엔지니어를 존경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대접한다면 어느 누구보다 창의적인 한국인이 세계를 이끌어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과 젊은이의 이공계 관심이 어우러진다면 무역 2조달러 시대를 더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누군가의 추천으로 전자신문을 구독하게 됐듯이 다른 누군가도 이 글을 보고 한 번쯤 관심을 갖고 꾸준히 전자신문을 구독해 세상을 좀 더 넓게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조규호 경북대 전자공학부 4학년 chorbgh@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