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 엘피다 인수전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기로 전격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4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엘피다 본입찰(2차)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입찰 마감 두시간여를 앞두고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이사진 9명이 참여해 논의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 회장은 이사회 직후 “전략적으로 (엘피다 인수)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데, 전략적으로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SK하이닉스가 2차 입찰까지 참여, 엘피다 정밀 실사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됐던 당초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자금 투입과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등 전략적 판단에 필요한 충분한 정보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본입찰 불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는 물론 향후 엘피다 가치와 현황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시간과 (엘피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도시바 등을 비롯한 외부 파트너들과의 공동 인수 건도 최종 합의에 이르기 위한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엘피다 인수전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중·미 연합펀드(중국 호니캐피털, 미국 TPG캐피털)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마이크론과 중·미 연합펀드가 본입찰에 참여했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엘피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10여일 후 선정될 예정이다.
한편 최 회장은 추가로 기업 인수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앞으로 인수합병(M&A) 기회가 있으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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