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T로 만드는 초연결시대, 창의 인재가 답이다

[ET단상]IT로 만드는 초연결시대, 창의 인재가 답이다

수년 전 해외주재관으로 근무할 때 일이다. 한 미국 대학에서 주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포럼에서 발표가 끝난 후 한국이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이룬 요인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답변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람”이라며 “한국은 자원도 자본도 없는 나라였으나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과 성공에 도전하는 열정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끈 주된 요인이 사람이었다면, 앞으로 선진경제로서 우리 위상을 튼튼히 할 가장 중요한 요인도 `사람`이다. 다만 앞으로 필요한 `사람`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보다 창의적이고 글로벌한 인재`다. 2020년 미래 정보기술(IT) 환경은 네트워크의 초광대역화 덕분에 현재보다 네트워크 연결 기기가 700배, 가입자 트래픽이 100배, 연간 정보 생산량이 44배 증가하는 등 초연결 혁명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초연결 시대에는 `인간 중심`의 `창의력`이 부가가치 창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최근 IT산업은 애플, 구글 등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서비스의 융합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IT 융합이 전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IT인력의 양적, 질적, 수급 불일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IT전문·융합인력 실태분석 및 전망` 보고서는 2011∼2015년 IT분야 전문인력(전문학사·학사·석박사)이 양적 측면에서는 2만1000명 공급 과잉을 보이는 반면에 질적 측면에서는 석박사 고급인력이 3500명 부족하고 이 가운데 SW 고급인력은 1만2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창조적 혁신으로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우리 기업의 새로운 인재 요구에 맞춰 SW, 시스템반도체 분야 고급인력 양성을 확대하고,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겸비한 창의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IT 명품인재 양성, SW 마에스트로 과정 등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기업, 연구소 등 민간 소통·융합의 열린공간으로서 기술과 인문 간의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창의적 융합연구를 활성화하는 기술인문융합창작소도 만들었다.

또 창의 인재와 더불어 그런 인재가 꿈을 펼칠 창업 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을 수립, 대기업 중심의 IT서비스 시장 질서를 전문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궁극적으로 젊은 인재와 SW전문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 IT환경 변화에 착실히 준비하려면 정부 주도의 IT 인력 양성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대학은 전공 교육을 강화하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경영, 디자인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쳐 학생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기르는 혁신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은 IT산업의 빠른 기술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인력 양성에 직접 참여와 투자를 늘림으로써 공급자(대학)와 수요자(기업) 간 IT인력 수급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함께해야 한다. 나는 지난달 30일 포스텍의 `미래IT융합연구원` 개원식에 참석했다. 정부와 대학, 기업 등이 힘을 모아 미래 창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공감과 실천적 행동을 보여주는 뜻깊은 행사였다. 이러한 노력이 밑거름이 돼 IT 명품인재가 자라고 더 나아가 그 인재가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날을 기대해 본다.

박일준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 pdsy050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