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를 둘러싼 오라클과 구글의 특허 침해 소송이 오라클의 작은 승리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오라클이 목표한 10억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필요한 경우 `공정 이용`을 허용한다는 미 저작권법 때문이다.
7일(현지 시각) 미 언론들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용체계(OS)가 오라클의 자바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결을 내렸다. 이 자바 기술은 오라클이 2년 전 73억달러를 들여 인수한 선마이크로시스템의 특허다.
하지만 법정의 이 판결은 미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fair use) 때문에 오라클에게 `작은` 승리만 안겨주었다. 12명의 배심원들은 구글의 자바 기술 사용이 오라클 저작권의 `공정 이용`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저작권법은 공익을 위해 프로그램 특성상 공정한 사용이 필요할 경우 저작권을 제한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즉, 상업 목적이 아닐 경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물론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된다.
이 사건을 주재하고 있는 윌리엄 알섭 판사는 판결에서 “안드로이드 OS의 전체 코드 1500만 라인에서 오라클 자바가 관련된 코드는 9줄”이라며 “구글이 오라클의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구글의 변호인은 저작권의 공정 이용에 대해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알섭 판사는 받아들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라클의 자바는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법정에서는 구글이 API인 자바의 일부를 침해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API가 저작권의 대상(copyrightable)이 되는지는 이후 알섭 판사의 판결에 따라 규명된다고 전했다. 알섭 판사는 배심원단에게 API도 저작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정은 추후 달라질 수 있다.
구글의 대변인인 짐 프로저는 “(저작권의)공정 이용과 침해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핵심 이슈는 이 API가 저작권 대상이 되는지와, 그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자바는 기본적으로 무료 프로그래밍 언어이지만 오라클은 구글이 사용한 자바의 일부가 저작권에 의해 보호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는 전혀 새롭게 개발된 것으로, 안드로이드에 사용된 자바 요소는 저작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