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0%` 패킷분석솔루션(DPI) 국산화 가속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는 패킷 분석 솔루션을 국산화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빅데이터, 트래픽 폭증 시대를 맞아 수요가 늘며 대체 효과가 가시화 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구기관과 전문회사를 중심으로 딥패킷인스펙션(DPI)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DPI는 패킷 종류와 내용을 파악 할 수 있는 분석 시스템이다.

시스메이트는 DPI 솔루션과 이를 활용한 L7 레벨 트래픽 분석 장비를 개발 중이다. 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국`제정보보안(RSA) 콘퍼런스 2012`에 참가해 관련 시제품을 선보이는 등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딜리버리 콘트롤러(ADC) 전문업체 파이오링크 역시 DPI 개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국내 기술로 ADC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이 회사는 그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신사용 DPI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부 출연연구소 역시 관련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산화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ETRI는 올해 통신사업자용 DPI 4년차 과제를 진행한다. 프로젝트 마지막 단계로 연말까지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 기술을 가진 기업끼리 `합종연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ETRI와 DPI에 관심 있는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는 다산네트웍스, 유비쿼스 등 국내 유수의 네트워크 업체가 긍정적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무선 솔루션 업체 한 임원은 “노하우를 가진 업체와 손을 잡고 DPI를 연구개발(R&D)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ETRI 기술을 이전 받고 회사 간 협력이 이루어지면 공급 시기를 보다 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PI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통신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DPI는 그동안 개발 난이도에 비해 얻을 것이 없는 솔루션으로 취급 받아왔다. 샌드바인,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에 비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내놓기도 어려울 뿐더러 수요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4세대(G) 통신 전환에 따라 트래픽 종류와 출처를 파악해야 할 필요가 높아지며 DPI 수요 역시 치솟았다. KT는 올해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DPI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산화가 가능하다면 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외산 솔루션으로 패킷 분석을 하는 상황을 개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트레픽 제어를 넘어 정보 주권을 회복한다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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