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공부만 해서 힘겹게 S대학(서울 시내의 대학)에 입학하면 이제 S기업(서울 시내나 서울 근교에 있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치열한 학점 관리와 스펙 쌓기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S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딴생각과 딴짓을 하면 학점 관리에 실패하고 스펙 쌓기 경쟁에서 뒤떨어질 수 있다. 남보다 잘하기 위해 4년을 보낸다.
남의 인생이 아닌 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내가 하면 재미있고 신나는 재능을 알아야 한다. 재능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다. 이곳저곳을 시추하다가 어느 순간 치솟는 물줄기를 발견하듯, 내 안의 꿈틀거리는 욕망의 물줄기를 찾는 방법도 이런저런 시도 끝에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이런 실험과 모색을 하지 않고 오로지 기업이 원하는 스펙에 맞춰 대학 4년을 보내고 힘겹게 S기업에 취업하는 순간 또 다른 전쟁터에서 치열한 경쟁을 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S기업에 취업하면 이제부터 임원이 되기 위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적을 올려야 한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40대 이전이나 40대 초에 임원으로 승진한다. `임원`은 `임시 직원`의 약자라서 언제 옷을 벗고 조직 밖으로 나와야 할지 모르는 불안한 사람이다. 평균적으로 대기업의 임원이 될 확률은 1% 안팎이다. 100명이 입사하면 그 중 한 명 정도가 임원이 되는 것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한 명의 `임시 직원`이 되기 위해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려온 것이다. 나머지 99명은 자의 반 타의 반 그때부터 자신의 일을 찾아 기약 없는 삶을 시작해야 한다.
문제는 나의 삶을 살아오지 않고 남을 위한 삶을 살아오다가 막다른 골목에서 지난 과거의 삶을 후회한다는 것이다. 이미 늦었지만 그때부터라도 지난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삶을 시작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S대학에 입학하고 S기업에 취업하려고 고속으로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S자형으로 이런 저런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우여곡절의 인생을 살아도 늦지 않다. 앞만 보고 직선으로 질주하다 질식할 수 있다. 한 템포 늦추고 곡선형 S자 인생을 살아보자. 주변에 행복과 감사할 일이 넘쳐흐른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