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일간의 흥미로운 바다축제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엑스포는 하계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세계적인 향연이다. 당시 1400만명이 다녀간 대전엑스포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공인 전문박람회였다. 정보기술(IT) 중심의 과학축전이기도 한 대전엑스포는 우리나라 IT 산업 발전의 기틀이 됐다. 19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열리는 여수엑스포는 IT와 문화·예술을 결합한 IT융합의 결정판이다. 세계 해양 중심의 기치를 내세울 기회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여수엑스포는 세계 104개 나라와 10개 국제기구, 23개 자치단체가 참여한다. 엑스포 면적은 축구장 22개 크기인 25만㎡다. 4개 특화시설을 포함해 80개의 전시시설이 들어섰다. 행사장 규모도 그렇지만 최첨단으로 꾸민 해상무대에서 펼쳐질 다양한 퍼포먼스와 화려한 영상은 3개월 동안 관람객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는 여수엑스포에 외국인 55만명을 포함해 10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내다봤다. 행사 기간 내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지출은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생산유발 효과는 전국적으로 12조2000억원,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5조7000억원에 일자리 8만여개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엑스포를 개최한 상하이·파리·하노버 등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수준인 10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냈다.
여수엑스포는 대한민국의 첨단기술과 문화를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되는 대형 축제다. 이제 `꿈돌이(대전엑스포 마스코트)`가 든 바통이 `여니와 수니(여수엑스포 마스코트)`에 넘어갔다. 이제 손님맞이 준비도 막바지다. 그간 세 차례에 걸친 예행연습에서 나타난 미숙함을 떨치고 관람객이 엑스포를 떠난 후에도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한 가지 더. 여수엑스포는 과거 대전엑스포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1400만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았지만 엑스포가 끝난 후 전시 시설 대부분을 철거했다. 대전 최대의 테마파크인 엑스포 과학공원도 청산절차를 밟았다. 예산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받기도 했다. 최첨단 기술의 향연이 될 여수엑스포 시설물을 3개월만 보이고 철거하는 것 역시 예산 낭비다.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도 영구 건물로 지어 관광자원이나 또 다른 드라마 촬영장으로 활용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여수엑스포 전시시설물도 문화예술 시설이나 기업 홍보관·지역 박물관 등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주문정 논설위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