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차세대 전송솔루션 전국망 구축 물량을 내년 상반기 발주하기로 하면서 빠듯한 납품 일정에 쫓기던 국내 업계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 등이 올해 캐리어이더넷 도입을 시험사업 수준에서 운용하고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전국 구축에 들어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캐리어이더넷은 인터넷프로토콜(IP) 기반 차세대 전송 솔루션이다. 4세대(G) 통신 인프라 핵심 요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KT는 오는 7월 캐리어이더넷 시험평가(BMT)를 실시하고 11월까지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설치를 마친다. 당초 도입을 미뤄오다 최근 이석채 회장 지시로 탄력이 붙었다. SK브로드밴드 역시 비슷한 일정으로 캐리어이더넷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재 이들 통신사가 요구하는 사양은 화웨이, 알카텔루슨트 등 일부 글로벌 기업 제품만 만족시킬 수 있다. SNH, 우리넷, 텔레필드, 코위버 등 국내 전문기업들이 앞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올해 통신용 솔루션을 공급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들 통신사는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내년 상반기 발주 시 참가 자격을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때문에 올해는 전량 외산 장비가 투입될 전망이지만 국내 업체는 내년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통신사가 캐리어이더넷을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까닭은 안정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내 업체를 포함해 복수로 두고 가격과 공급 조건을 맞추려는 이유도 크다. 고가인데다 한번 구축하면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해 국산 제품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전송업체 한 사장은 “일단 올해 시범사업에도 도전한다는 각오로 개발일정을 재촉하고 있다”며 “IP기반 장비로 거듭나야 하는 상황이 쉽지만은 않아 올해 국내 전송업계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
김시소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