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薄)` 운영업체인 시나닷컴은 △웨이보 커뮤니티 공약 △커뮤니티 관리제도 △커뮤니티 위원회 제도 등을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 전했다. 이는 보시라이 전 충칭 당 서기와 시각장애 인권운동가 천광청 사건 이후 정부 당국의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 검열과 일부 계정의 강제 폐쇄가 이어지면서 자체 정화안을 내놓은 것이다.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새 규정은 사용자가 웨이보나 다른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옮길 때 반드시 원 출처를 밝히도록 했다. 또 유해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거나 타인을 모욕하는 게시물도 게재를 금했다.
시나닷컴은 이 같은 자율정화 조치를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커뮤니티 위원회 제도와 사용자 신용 점수제 등을 함께 운영키로 했다.
위원회는 웨이보에 올라온 게시물이 타인의 명예를 침해한 것인지, 불확실하고 잘못된 정보를 올린 것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생길 경우 판정을 내리는 기구다. 논란이 지속될 경우 게시물에 대해 공개투표를 진행, 허위정보인지 또는 명예침해에 해당하는지를 판정한다. 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놔둘 것인지도 결정할 예정이다.
신용 점수제는 사용자에게 기본으로 80점을 준 뒤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글을 올리는 등 규정을 위반한 사람에게 삭감하는 조치다. 점수가 `0`이 되면 사용자 등록을 말소한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사용자의 시선은 곱지 않다. 자율정화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중국 당국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앞서 시나닷컴은 지난 3월부터 웨이보에 실명제를 실시하는 등 정부의 검열 정책에 부응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평가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