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솔루션-제일저축銀 소송, 예보 협상으로 해결되나

누리솔루션과 제일저축은행 간 차세대 프로젝트 대금 미지급 관련 법정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또 제일저축은행이 구축한 차세대시스템은 활용되지 못한 채 그대로 폐기 처분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 잔존법인이 파산하면 누리솔루션의 소송 대상 예금보험공사로 변경돼 법적 공방보다는 법원 중재에 의한 협상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금보험공사는 그동안 파산절차를 진행하면서 법적 공방을 진행보다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

누리솔루션은 지난해 8월 차세대 프로젝트 대금 40억원을 미지급한 제일저축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근 감정업체를 선정하는 등 소송을 본격화했다. 감정업체는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완성도 감정을 곧 실시한다. 현재 누리솔루션은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고, 제일저축은행은 문제가 있어 중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감정은 3개월 정도 소요된다. 감정 결과에 따라 추가 감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판결은 내년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 통상 법원은 감정 결과가 나오면 당사자 간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중재에 나선다. 파산절차를 빨리 진행해야 하고 국가 기관인 예금보험공사로서는 법적 소송을 길게 가져가는 것은 부담이다.

누리솔루션도 무조건 협상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는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법적 소송을 끝까지 가겠다는 계획이지만 소송이 장기화되는 것은 누리솔루션에게도 부담이다. 지난달 삼성SDS로 매각, 대기업 자회사가 된 상태에서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불편한 상황이다. 누리솔루션이 중재에 의한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냐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과거 제일저축은행이 구축한 차세대시스템은 방치된 상태에 있다. KB금융그룹이 제일저축은행 인수 당시 전산시스템은 제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제일저축은행이 구축한 차세대시스템은 일체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IT로드맵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개발이 완료된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은 폐기 처분될 가능성이 높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아직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여서 소송에 관해 할 말은 없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