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네트워크 장비 공공시장 진출 `물꼬` 터졌다

국산 네트워크 장비가 공공기관의 높은 문턱을 속속 넘고 있다. 전문 업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R&D) 노력이 이어지며 장비 품질이 높아진데다 정부가 국산 제품 도입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정사업본부,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이 정보통신(IT) 인프라를 고도화하며 국산 장비를 다수 도입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국산 L3·L2 스위치와 라우터를 기반으로 IT 시스템을 개편했다. 한국전력공사 역시 RAN 구축 사업에 필요한 백본·단말 스위치를 국내 기업 제품으로 꾸몄다. 가스공사는 백본, 미들, 단말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국산 네트워크 장비를 활용했다.

동서발전, 남부발전 등 올 하반기 네트워크 개편을 계획한 기관도 국산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채택 사례가 늘어난 것은 품질 향상 때문이다. 그동안 대다수 공공기관은 IT프로젝트 추진 시 국산장비를 적극 활용하라는 지침에도 불구하고 도입을 꺼려왔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안정성을 이유로 국산을 꺼렸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신제품은 비교적 탄탄한 R&D를 거쳐 나오는 만큼 가격, 관리 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수준이 높아져 굳이 필요 이상 사양을 가진 비싼 외산 장비를 쓸 필요가 줄었다는 설명이다.

국내 업계는 전국 로드쇼, 솔루션페어 등을 잇따라 개최하며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4월 광주와 부산에서 실시된 `국내 우수네트워크 솔루션 로드쇼`에는 국내 지자체 및 공공기관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현장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정부도 적극 나선다.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는 네트워크산업협회와 함께 23일,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공기관을 위한 네트워크 솔루션 페어 2012`를 개최한다.

장지영 네트워크산업협회 부회장은 “국산 장비로 커버할 수 있는 영역도 굳이 고사양 외산 제품을 쓰는 경우가 아직 많다”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국산 솔루션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