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통과된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전자정부 수출과 중소 SW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중장기 정보화전략계획(ISP) 같은 마스터플랜 수립 등에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전자정부사업은 현실적으로 대중소 협력 컨소시엄을 이용해 수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의 국내 공공정보화 시장 진출을 막으면 오히려 수출 활성화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의견 때문이다. 또 중소기업이 정부의 중장기 정보화전략 수립을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무조건 막기만 하면 업무 추진이 실제로 어렵다는 이유도 거론된다.
일견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해외수출과 마스터플랜 등 체계적이고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가면서 법 제정 취지를 살리고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는 논리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하지만 SW산업진흥법이 통과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들고 나오는 모습은 정부가 과연 SW업체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작 문제가 있다면 SW산업법을 마련하면서 논의했어야지 법이 통과되자마자 대기업 참여제한 완화 방안을 들고 나오는 것은 법의 문제점을 자인하는 꼴이다.
법 제정 취지를 훼손하지 말라는 얘기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공청회로 구체적인 논의와 절차를 거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해야지 어떤 방침을 정해놓고 모양새를 만들어가는 것같은 인상을 주는 것은 시작부터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