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글로벌 이통시장 `유럽 울고, 미국 웃고`

스마트폰 고객 확보가 관건

유럽은 울고 미국은 웃고. 1분기 글로벌 이동통신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경기침체와 경쟁 심화로 유럽은 실적이 크게 나빠진 반면 미국은 스마트폰 덕을 봤다.

유럽 2위 이동통신업체 텔레포니카는 11일(현지시각) 1분기 순익이 7억4800만유로로 지난해 1분기 16억2400유로보다 53.9%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0억5700만유로에서 25억1100만유로로 17.5% 줄었다. 매출은 155억1100만유로로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본사가 위치한 스페인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재즈텔, 텔리아소네라 등 저가 이통사가 경쟁업체로 등장하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중남미를 중심으로 한 해외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기도 했다.

텔레포니카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 이통사들이 비슷한 실적 악화를 경험하고 있다. 10일 실적을 발표한 독일 도이치텔레콤도 순익이 50.4%나 줄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역시 각각 25.9%, 1.1% 감소했다. 이달 초 실적을 발표한 프랑스텔레콤도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8.1%, 1.8% 줄었다. 영국 보다폰은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유럽 업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 영향과 함께 경쟁 심화, 스마트폰 대응 미흡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프랑스텔레콤은 라이벌 업체 `프리`가 등장하면서 1분기에만 고객이 60만명이나 줄었다. 도이치텔레콤도 자회사 T모바일USA가 아이폰을 판매하지 않으면서 1분기 가입자가 51만명이나 빠져나갔다.

반면에 미국 업체들은 스마트폰 효과를 톡톡히 보며 실적 호조세를 보였다.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지난해 10월 `아이폰4S` 판매를 시작하면서 1분기 가입자를 50만명이나 유치했다. 덕분에 매출이 4.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32억6000만달러에서 39억1000만달러로 늘었다. AT&T 역시 1분기에 회사 역사상 가장 많은 5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아치우면서 매출과 순익이 늘었다. AT&T는 가입자를 72만명이나 유치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업체가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면서 순익 개선에 큰 도움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2년 약정 계약을 맺기 때문에 고객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선불식보다 후불식으로 요금을 결제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이동통신사 1분기 실적

(자료:각사)

1분기 글로벌 이통시장 `유럽 울고, 미국 웃고`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