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통신요금 코리아인덱스 개발 배경과 의미

[ET단상]통신요금 코리아인덱스 개발 배경과 의미

최근 수년간 글로벌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은 유례를 찾기 힘든 변혁의 시기를 맞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으로 일컫는 스마트폰 대중화가 변화하는 환경의 중심에 있다. 이동통신 네트워크 진화와 스마트폰 요금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단기간에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배경이 전국적 커버리지를 가진 고도화된 이동통신망 덕분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 데이터 서비스 중심의 스마트폰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접속을 허용해 스마트폰 확산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스마트폰 확산과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 보급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국민의 요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무선데이터 요금에 관심이 많다. 최근 발표된 `통신요금 코리아인덱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코리아인덱스는 과학적 방법론에 근거해 무선인터넷 요금을 국제 비교한 세계 최초의 지표다. 이동전화 음성요금 국제 비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일본 총무성 등 다양한 기관에서 수행해온 데 비해, 무선인터넷 요금 국제 비교는 일본 총무성이 간략한 결과를 발표했을 뿐 아직 국제적으로 객관적 방법론에 따라 수행된 전례가 없다. 이동전화 음성 서비스 시장은 포화된 시장이지만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은 요금 비교를 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통신망과 단말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있고, 요금 수준과 요금제 구조에 차이가 나는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국제 비교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OECD에서도 무선인터넷 요금의 국제 비교 방법론 개발은 아직 논의 단계다.

둘째, 코리아인덱스는 이동전화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알려진 우리나라 국민의 이용 패턴을 반영해 해외 대비 우리나라 요금 수준을 객관적으로 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사용량은 다른 나라보다 매우 많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시스코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우리나라 무선인터넷 사용량은 글로벌 평균의 8.5배다. 코리아인덱스는 우리나라 휴대전화 이용 패턴을 해외에 적용할 때 해외 대비 우리나라 요금 수준을 국민이 알기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그 결과 비교 대상국 간 구매력 차이를 감안한 우리나라 이동통신 요금 수준은 11개국 중 저렴한 순으로 3∼5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OECD 이동통신 요금 비교 결과와도 유사하다. 지난해 OECD 보고서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11개국 중 5∼6위다. 그러나 코리아인덱스가 지난해 하반기 시행된 기본료 등 요금 인하를 반영했음을 감안하면 OECD 결과와 큰 차이가 없다.

이동통신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서비스지만 요금 구조, 통화 사용량, 서비스 품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 간 차이를 보인다. 이동통신 요금 국제 비교 방법론이 이 같은 차이와 실태를 반영하지 못한 채 적용되면 소모적인 논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른 해외 기관에 앞서 무선인터넷 요금의 국제 비교 방법론을 앞서 개발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향후 OECD, 일본 총무성 등 해외 유관기관에 코리아인덱스를 알리고 나아가 그들 방법론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코리아인덱스로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IT 강국으로서 내실을 다지고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성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sckim@maxwell.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