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가 3D 전문 방송을 중단한다고 한다. 2010년 1월 시작한 24시간 3D 방송이 2년여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막대한 투자비 대비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3D 방송의 선구자를 자처한 KT스카이라이프의 이번 결정은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한다. 한때 `HD는 스카이라이프, 3D도 스카이라이프`를 외쳤던 스카이라이프였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
사실 KT스카이라이프의 수익모델은 콘텐츠별 요금부과(PPV) 채널 정도다. 매년 100억원 이상 쏟아붓는 투자액에 비해 쥐꼬리만큼 들어오는 수익은 사업을 지속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다. 3D방송은 일반 방송보다 제작비가 두세 배 더 든다. 수익이 목표인 일반기업이 적자를 감소하면서까지 3D방송 서비스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이웃 일본만 해도 소니·파나소닉 등 TV 제조사-물론 콘텐츠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지만-가 3D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등 방송사와 협력하고 있지만, 국내 TV 제조 기업은 TV 개발·판매 외에 관심이 없다. 최근 출시되는 TV 대부분이 3D 기능이 탑재된 상황에서 3D방송이 중단된다면 소비자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3D TV를 시청하려고 3D TV를 구입했는데 정작 3D TV용 콘텐츠가 없다면 3D TV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 측은 “이용약관 변경 신고 등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절차를 따르고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하지만, 3D TV 서비스 중단은 막기 힘들 것 같다.
하드웨어(3D TV)가 홍수를 이뤄도 정작 시장을 받칠 콘텐츠가 없으면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KT스카이라이프에 3D 콘텐츠 서비스를 강제할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심정은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