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게임`이 한국을 강타했다.
블리자드의 블록버스터 게임 `디아블로3`가 출시 하루 만에 10만장 이상 팔렸다. 소량만 만든 한정판은 순식간에 동났다. 한정판을 구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중고 거래 가격은 원가의 4배에 달하는 40만원까지 치솟았다.
![14일 블리자드코리아가 개최한 디아블로3 전야제 행사 모습, 현장에 준비된 4000개 한정 소장판이 금세 동이 났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05/15/282661_20120515151357_673_0001.jpg)
◇한정판 품절에 게임 팬 발 `동동`=블리자드가 15일 전 세계 동시 출시한 `디아블로3` 한정판은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양판점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14일 열린 전야제에 배정된 한정판 4000장은 빗속에서 밤을 샌 열혈 팬에게 모두 소진됐다.
15일 오전 한정판을 판매하는 11번가 사이트는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유명 인터넷쇼핑 사이트의 마비는 극히 이례적 일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할인점에는 한정판을 사려는 고객이 문을 열기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박상후 11번가 홍보담당 그룹장은 “확보된 한정 수량은 사이트를 열자마자 다 팔렸고 일반판만 오전 3시간 동안 3만장이 팔려 나갔다”면서 “이 정도로 빠른 속도로 판매가 이뤄진 상품은 아이폰 외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원가에 최고 4배까지 웃돈거래=발매 하루도 되지 않아 `디아블로3`는 중고 시장에서 웃돈이 붙어 가격이 껑충 뛰어 올랐다.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디아블로3 한정판으로 도배됐다.
블리자드는 전 세계적으로 소량 제작했기 때문에 추가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인터넷 거래사이트인 `중고나라`에는 오전에만 수십 개 거래 글이 올라오면서 9만9000원 짜리 한정판이 4배가 넘는 가격에 팔려나갔다.
엄미나 블리자드코리아 이사는 “세계적으로 정해진 수량을 제작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한정판 추가 출시 계획이 없다”면서 “중고거래는 개인적 일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 태풍, 게임 업계 `긴장`=`디아블로3` 초반 돌풍은 국내 게임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등 앞으로 나올 대작이 흥행하려면 디아블로3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블리자드의 소량 한정판 제작과 인터넷 `입소문` 전략의 성공이 거둔 초기 성공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애플이 신제품 판매 때마다 선보이는 `줄 세우기`를 벤치마킹했다는 분석이다.
한 패키지게임 유통 관계자는 “현재 패키지 게임 대박 기준이 4만장 수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디아블로3의 판매 분위기는 놀랍다”면서도 “전작 디아블로2가 출시 직후 20만장 이상 판매된 사례와 비교하면 아직 큰 성공이라고 보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디아블로3 흥행의 첫 번째 시험대는 PC방이다. 패키지 판매보다 PC방 유료화로 인한 수익이 더 높기 때문이다.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달 말부터 대규모 PC방 리그 및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내달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소울의 대규모 테스트 열기를 PC방에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아시아 대표는 “디아블로3가 전반적인 이용자층을 넓혀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전체 게임시장에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