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에 대한민국 발칵, 이런 일까지…

한정판 순식간에 동나, 중고가 4배 웃돈까지

`악마의 게임`이 한국을 강타했다.

블리자드의 블록버스터 게임 `디아블로3`가 출시 하루 만에 10만장 이상 팔렸다. 소량만 만든 한정판은 순식간에 동났다. 한정판을 구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중고 거래 가격은 원가의 4배에 달하는 40만원까지 치솟았다.

14일 블리자드코리아가 개최한 디아블로3 전야제 행사 모습, 현장에 준비된 4000개 한정 소장판이 금세 동이 났다.
14일 블리자드코리아가 개최한 디아블로3 전야제 행사 모습, 현장에 준비된 4000개 한정 소장판이 금세 동이 났다.

◇한정판 품절에 게임 팬 발 `동동`=블리자드가 15일 전 세계 동시 출시한 `디아블로3` 한정판은 특히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양판점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다. 14일 열린 전야제에 배정된 한정판 4000장은 빗속에서 밤을 샌 열혈 팬에게 모두 소진됐다.

15일 오전 한정판을 판매하는 11번가 사이트는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마비됐다. 유명 인터넷쇼핑 사이트의 마비는 극히 이례적 일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할인점에는 한정판을 사려는 고객이 문을 열기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박상후 11번가 홍보담당 그룹장은 “확보된 한정 수량은 사이트를 열자마자 다 팔렸고 일반판만 오전 3시간 동안 3만장이 팔려 나갔다”면서 “이 정도로 빠른 속도로 판매가 이뤄진 상품은 아이폰 외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검색어 1위, 원가에 최고 4배까지 웃돈거래=발매 하루도 되지 않아 `디아블로3`는 중고 시장에서 웃돈이 붙어 가격이 껑충 뛰어 올랐다.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디아블로3 한정판으로 도배됐다.

블리자드는 전 세계적으로 소량 제작했기 때문에 추가 물량 확보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최대 인터넷 거래사이트인 `중고나라`에는 오전에만 수십 개 거래 글이 올라오면서 9만9000원 짜리 한정판이 4배가 넘는 가격에 팔려나갔다.

엄미나 블리자드코리아 이사는 “세계적으로 정해진 수량을 제작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한정판 추가 출시 계획이 없다”면서 “중고거래는 개인적 일이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아블로3 태풍, 게임 업계 `긴장`=`디아블로3` 초반 돌풍은 국내 게임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등 앞으로 나올 대작이 흥행하려면 디아블로3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일부에서는 블리자드의 소량 한정판 제작과 인터넷 `입소문` 전략의 성공이 거둔 초기 성공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애플이 신제품 판매 때마다 선보이는 `줄 세우기`를 벤치마킹했다는 분석이다.

한 패키지게임 유통 관계자는 “현재 패키지 게임 대박 기준이 4만장 수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디아블로3의 판매 분위기는 놀랍다”면서도 “전작 디아블로2가 출시 직후 20만장 이상 판매된 사례와 비교하면 아직 큰 성공이라고 보긴 이르다”고 평가했다.

디아블로3 흥행의 첫 번째 시험대는 PC방이다. 패키지 판매보다 PC방 유료화로 인한 수익이 더 높기 때문이다.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라이엇게임즈는 이달 말부터 대규모 PC방 리그 및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내달 출시를 앞둔 블레이드&소울의 대규모 테스트 열기를 PC방에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아시아 대표는 “디아블로3가 전반적인 이용자층을 넓혀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전체 게임시장에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