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얼마에요? 어디서 팔아요?”
우편고객만족센터 상담원들이 겪은 황당한 상담 내용이다. 270명 상담원이 말하는 황당 상담 톱5를 알아본다.
# 우체통 얼마에요?
자기 집 앞에 우체통을 설치하고 싶다면서 가격이 얼마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 지를 묻는 것이 황당한 상담에 꼽혔다. 집에서 10분 걸어가면 우체통이 있지만, 귀찮아 아예 집 앞에 설치하고 싶다는 고객이다. 상담원은 우체통은 현재 전국에 2만3000여 개가 설치돼 있고, 관할 우체국에서 관리하고 있지만,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개인이 구매하거나 임의로 설치할 수는 없다고 친절하게 답변했다.
# 어머! △△택배 아니었어요?
우편물 배달과 관련해 몇 가지 사항만 확인하면 되지만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 다짜고짜 물어보는 고객도 황당한 상담 사례다. 상담원은 아무리 조회해도 고객 기록이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고객은 무조건 자기 말이 맞다고 30분 넘게 우기다가 하는 말. “△△택배 아니었어요?”
# 내가 한 잔 했는데…
우편고객만족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술에 취해 전화를 거는 고객도 꽤 많다. 발음은 부정확하고 묻는 내용도 확인하기가 어렵다. 고객은 자신이 술을 마셔 그렇다며 뻔뻔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취객이 전화한 경우 상담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 속옷 보내줄게
상담원 대부분이 여성이어서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많다.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말은 하지 않고 신음소리만 내는 사례도 있다. 가장 황당한 것은 속옷을 보내준다면서 신체 사이즈를 물었던 경우다.
# 엄마를 택배로 보내고 싶은데
우체국택배를 접수하면서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등 주소를 확인하고 내용물이 무엇인지를 묻는 상담원의 질문에 `엄마를 택배로 보내고 싶다`고 말한 경우도 있다. 사정을 정확히 물어볼 수는 없지만 사람을 보내고 싶다는 말에 상담원은 말문이 막혔다.
우체국콜센터 상담원들이 가장 힘들 때는 설명을 듣지 않아 똑같은 얘기를 반복해 말하게 하거나, 전화를 끊지 않아 1~2시간 동안 무의미한 상담을 해야 할 때다.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과 욕설을 할 때도 상담원의 의욕은 꺾인다.
상담원들은 고객이 친절하게 상담해줘 고맙다고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