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한 번 읽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평생을 곁에 두고 중독(中毒)되어야 할 필독서(必讀書)다.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 다만 읽는 사람의 눈에 어떻게 보일 뿐이다. 누가 어떤 문제의식과 관점으로 읽는지에 따라 책은 다르게 읽힌다. 나에게 독서는 마음을 훔치는 글을 쓰기 위해 내 마음의 밭을 경작하는 과정이다.
책은 상상력이 자라는 텃밭이요, 창의력이 살아 숨쉬는 `가능성의 정원`이다. 독서는 상상력의 텃밭에서 저자의 문제의식을 따라가면서 내 생각의 씨앗을 틔우는 과정이다. 독서는 가능성의 정원에서 불가능과 한계에 도전하는 꿈을 꾸는 과정이다. 독서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좌절` 속에서도 가슴 뛰는 `꿈`을, `시련`과 `역경` 속에서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과 `의지`를 찾게 해주는 내 삶의 `버팀목`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독서는 `익숙함`에서 `낯섦`을, `편안함`에서 `불편함`을, `슬픔에서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마법의 만병통치약이다.
독서는 타성의 늪에 젖어 사는 나에게 낯선 자극을 주는 지적 충격제요, 편안한 세계에 안주하려는 나를 또 다른 세계로 인도하는 불편한 자극제다. 독서는 마음이 울적할 때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진정제다. 독서는 `속도`와 `질주` 속에서 `멈춤`과 `여유`의 미덕을 전해주면서, `느림`과 함께하는 `곡선의 궤적`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스승과 만나는 여정이다.
독서는 쉼표(,)의 여유를 찾고, 마침표(.)의 종지부를 찍게 하며, 감동의 느낌표(!)를 전하고, 할 말이 많지만 말없음(…)의 침묵의 시간을 가져다주며, 언제나 새로운 물음(?)을 던지는 삶 그 자체다. 독서는 내가 누구인지 누가 되고 싶은지를 들려주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심금을 울리는 `영혼의 교향곡`을 들을 수 있게 한다. 독서는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고, 지금 여기의 삶을 `들여다보게` 할 뿐 아니라, 미지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과 통찰력을 길러준다. 독서는 `숨은 것`이 `드러난 것`보다 위대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우친다. 독서는 `보이는` 것의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정신적 각성 과정`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