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계열 스포츠 채널이나 자본력이 막강한 스포츠 전문 채널과 직접 경쟁해선 결코 승산이 없습니다. 그들처럼 해외 유명 스포츠 경기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 쓸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게 아닌데다 아직은 채널 인지도가 낮아 많은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닙니다.”
![[CEO in G밸리] 유재수 스포츠원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205/284787_20120521172406_270_0003.jpg)
유재수 스포츠원 대표는 “다른 중소 프로그램 공급사(PP)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분야 역시 MPP(복수 프로그램 공급 사업자)와 지상파 계열 스포츠 채널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은 과제”라며 어떻게 하면 스포츠 전문 채널로 탄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늘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가 숱한 고민끝에 찾아낸 해법은 `니치 마켓 공략`과 `스포츠 마케팅`이다. 독일 프로축구 리그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92개 프로축구팀이 출전하는 토너먼트 대회 `컬링컵` 등 경기 중계권 확보가 바로 이런 전략에서 나왔다. 다른 스포츠 채널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유명 스포츠 대회를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들여와 흥행시키겠다는 노림수다.
구자철과 손홍민 선수 활약으로 국내 스포츠팬들의 `분데스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계권을 갖고 있는 스포츠원의 인기가 덩달아 올라간 게 대표적 성공사례다. 스포츠원은 분데스리가 외에도 프랑스 축구리그, 브라질리그, 아스널TV 등 중계권을 확보, 축구 마니아층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있다.
아직 중계권을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미식축구대회 `NFL`이나 미국 트리플A급 프로야구 역시 국내에 적지 않은 잠재적 시청자층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유 대표는 최근 채널 편성을 기존의 축구 위주에서 골프, 당구, 농구, 요트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직은 다른 스포츠 채널의 손때가 덜 묻은 분야라고 판단한 까닭이다. 단순히 편성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포츠 마케팅과 결합해 채널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말 프로 골퍼를 초청해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레슨을 해주는 `골프 아카데미`를 태국 치앙마이에서 처음으로 개최해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일본 오사카, 홋카이도 등을 순회하면서 골프 아카데미를 가질 생각”이라고 했다.
중국 골프협회와 제휴해 중국 주니어 골프선수들을 국내에 데려와 연수시키는 사업도 올해부터 추진한다. 한국 유명 프로골프선수의 레슨 프로그램을 USB에 담아 판매하는 사업도 얼마전 시작했다. 중국어 버전도 현재 테스트 중이다.
스포츠원은 앞으로 자체 제작 비중을 점차 높여나갈 계획이다. 유 대표는 “결국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다양한 방송 플랫폼과 매체를 통해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며 “앞으로 스포츠 매거진이나 유명 선수 인터뷰 등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프로야구선수협회와 협력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체 스튜디오를 갖추기로 한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올 하반기부터 자체 스튜디오에서 HD제작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어 현재 케이블과 IPTV에 이어 위성에도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