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재능기부 "온라인으로 말하다"

#지난해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최주헌(충북과학고 2학년)군은 기계공학 분야 최고 과학기술인이 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최 군은 기계공학 분야 공부를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기계공학 연구 현장을 접하기도 쉽지 않고 정보도 적다.

#최승복 인하대 교수(기계공학과)는 최근 메일을 받았다. 발신인은 최주헌 군이다. 장문의 편지에는 기계발명가가 되려면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이 진로에 관련해 어떻게 정보를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가득했다. 최 교수는 최 군에게 자신이 연구하는 부분을 쉽게 정리해 답장을 보내고 미팅약속을 잡았다.

최주헌 군이 최승복 교수에게 연락을 한 것은 열정으로만 시작된 것은 아니다. 둘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선정한 `한림 u-멘토링` 프로그램의 멘티와 멘토 관계다. 한림 u-멘토링은 2008년부터 시작한 `청소년과학영재사사` 사업의 일환이다. 올해는 5월부터 11월까지 미래과학기술인을 꿈꾸는 중·고등학생과 해당분야 전문가를 이어준다. 최 교수 같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연구를 쉽게 풀어 학생에게 가르쳐주는 대표적인 과학재능기부사업이다.

한림 u-멘토링은 한림원 홈페이지, 이메일, 전화, 웹캠, 메신저를 활용해 멘티가 멘토와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최 군과 최 교수처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이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 한림원은 “멘토와 멘티 설문조사 결과 대학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이 진로와 관련해 많은 상담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입 전 정보가 취약한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원은 올해 2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u-멘토링 전문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최 교수는 “최 군(멘티)이 기계공학에 관심이 많다고 하지만 그 분야도 로봇공학, 역학 등 다양하고 특징들이 다르다”며 “기계공학 분야 진로 선택에 어려움이 없도록 등대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최 군을 포함해 30명의 학생이 전문 과학기술인과 이어져있다.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도 `e-멘토링` 프로그램(wiset.re.kr/mentoring)을 통해 여성과학기술인과 이공계 여학생을 연결시켜주고 있다. 과학자를 꿈꾸는 여학생들은 e-멘토링 홈페이지에서 영상 강의를 듣거나 과학 지식을 담은 `멘토링 레터`를 받을 수 있다. 궁금한 내용이나 진로상담은 `멘토링 광장`을 통해 실시간으로 질문하고 전문가의 답을 얻는다.

현장에서 재능기부의 장을 마련해주는 온기부자나 기라인 플랫폼도 있다. 과학창의재단에서는 `교육기부포털(teachforkorea.go.kr)을 운영 중이다. 재능관을 선정해 전문 인증을 부여한다. 주 활동은 기부자와 수혜자의 요구에 맞는 온라인 매칭을 통해 강연회, 봉사활동을 추진한다. 과학기술 뿐 아니라 인문사회·예체능·진로상담까지 지원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도 지난 16일 창의재단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교육기부를 협력하기로 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