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안경을 쓰지 않고도 3D로 볼 수 있는 홍보·광고판이 영화관, 대형마트 등 공공장소에 등장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화관과 대형마트 등이 기존 대형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DID)를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는 계획을 확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주요 영화관내 대형 홍보판이 무안경 방식 3D 디스플레이로 바뀌고, 대형마트 등으로 확산된다.
도입되는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LG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과 중소기업들의 무안경 3D 기술력이 합쳐진 것이다. 업계는 국내사업에서 경험을 축적, 아직 불모지인 세계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 선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장 먼저 사업화에 뛰어드는 곳은 레드로버다. 이 회사는 오는 7월경 국내 모 영화관에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무안경 방식의 3D 콘텐츠 제작 기술, 분산된 3D 디스플레이를 한 곳에서 제어하는 솔루션까지 모두 갖췄다.
대형마트 등에서 2D DID를 무안경 3D 디스플레이로 교체하려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D 영상은 그대로 구현하면서 무안경 방식 3D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어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포디비전, 쓰리디웍스, 리얼뷰 등 국내 업체들은 지난 수년간 기술 개발만 해오던 무안경 3D 시장이 올 하반기부터 형성될 것으로 보고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무안경 3D 시장은 일본과 한국 업체들이 TV, 모니터, 휴대폰 위주로 일부 선보여 왔으나 광고용 대형 패널 시장은 전무했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 무안경 방식의 3D 광고를 이용하고 있으나 소수에 불과하다.
무안경 3D용 콘텐츠 제작도 까다로워 세계적으로 제작 기술을 가진 업체도 소수에 그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무안경 3D 광고 상용화가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말부터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도입 비용이 초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기존 2D DID 대비 최대 10배 이상 비쌌지만 현재는 2~3배 정도로 낮아진 것. 아직 가격 장벽이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일반인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아이 캐칭` 효과가 상당해 투자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무안경 3D 광고 시장이 형성되면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도 충분히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과 LG가 세계적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고 있고 국내 중소기업들의 무안경 3D 기술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진호 레드로버 부사장은 “무안경 3D 광고 시장은 테스트 단계를 넘어 초기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확산이 안 돼 왔다”며 “이 분야 국내 중소기업들이 무안경 3D 방식의 불편함과 높은 가격, 콘텐츠 제작, 관리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한 상태여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국내 중견 뷰티, 스포츠, 식음료 분야 기업들이 3D 광고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은 분위기”라며 “국내 시장을 발판삼아 해외시장 선점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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