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정상들이 특별 회담을 가졌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그리스사태는 내달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까지 공방을 계속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각) EU 정상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담에서 경기침체가 가속화된 유로존에서 성장부양책이 시급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야 한다는 총론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유럽증시는 밤사이 급락세를 탔다. 독일이 2.33%, 영국 2.53%, 프랑스 2.62%, 이탈리아 3.68% 각각 하락했다. 최근 이틀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전일 하락 영향으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EU 정상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그리스가 약속을 존중하면서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유로본드(유로존 공동채권) 발행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채시장 개입 등 주요 현안에 관련된 결정은 모두 미뤄졌다. 대신 도로와 통신 등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채권` 발행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운용 완화 방안 등을 주로 논의했다.
유로존 양대 강국인 독일과 프랑스는 유로본드 등 성장대책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유로본드 도입 논의를 EU 의제에 문서화하기를 바랬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리스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를 위한 준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그리스 총선에서 현 집권 연립정당이 승리한다고 해도 사태가 해결되는 어렵다”며 “이는 금융시장 장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류시키더라도 질서있는 디폴트(채무불이행)을 유도하기위해 준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그리스 사태로 유럽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며 “단기 방안은 ECB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 매입 재개나 금리 인하 등이 나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약세도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 사태는 외국인 이탈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원화약세가 이어질 수 있어 당분간 원달러 환율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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