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괴물 잡아라" 사냥꾼들 PC방에 모여서?

점유율 39.4%…가장 빨리 팔린 PC게임에도

수천명 밤샘 줄서기 풍속도를 연출한 `디아블로3`가 국내외 게임 시장에서 연이어 흥행 기록을 세웠다. 세계적으로는 1주일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게임 반열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선 PC방 점유율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종 괴물 잡아라" 사냥꾼들 PC방에 모여서?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몰이에 블리자드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지만 한국 게임 업계는 디아블로3 후폭풍을 우려했다. 게임을 하지 않던 신규 이용자 유입효과도 있지만 기존 고객 이탈과 PC방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4일 PC방 통계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 디아블로3 PC방 점유율이 39.41%를 찍었다. PC방 고객 10명 중 4명이 디아블로3를 하는 셈이다.

39.41%는 게임트릭스가 통계를 낸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PC방 점유율 기록은 과거 `아이온`과 `리그 오브 레전드`가 20% 초반을 기록한 사례가 있다. 15% 수준이면 대박이다. 디아블로3는 PC방 점유율 기록을 두 배 가까이 갈아치운 셈이다.

세계 시장에서는 디아블로3가 가장 빨리 팔린 게임에 등극했다. 블리자드는 출시 1주일 동안 630만장 이상을 판매했다. 출시 당일 350만장이 팔렸다. 1초에 2400장꼴이다. 한국에서도 나온 뒤 50만장 이상 팔렸다고 보인다.

한정판과 일반판 가격이 다르지만 디아블로3는 1주일 만에 어림잡아 4000억원을 웃도는 수입을 올렸다. 블리자드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디아블로3 개발비를 반나절에 다 뽑았다. 4000억원은 최고 인기 온라인게임 `리니지`와 `아이온`의 1년 매출을 합친 금액이다.

디아블로3 인기는 폭발적 매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PC방 점유율 40%면 월 120억원 이상 매출이 나온다고 내다봤다. 블리자드는 출시 후 2주일 동안 PC방에서 디아블로3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6월부터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진다.

디아블로3의 PC방 싹쓸이는 한국 게임업체에 악재다. 전체 PC방 이용시간이 10% 이상 늘어났지만 시장의 40%를 뺏겼으니 분명한 손해다. 모 게임업체 사장은 “국내 게임 고객이 디아블로3 출시 전후와 비교해 평균 10% 줄어들었다”며 “인기 온라인게임 중에는 20% 이상 빠진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디아블로3 인기가 두 달 정도 후에는 잦아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콘텐츠 소모 속도가 빠른 한국 게임 이용자의 특성상 곧 질릴 수 있다는 근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 등 토종 대작의 흥행도 변수다.

권정현 라이엇게임즈 마케팅총괄 이사는 “디아블로3 출시 이후 PC방 이용시간이 성수기를 뛰어넘어 최근 5년간 최고치를 나타냈다”면서 “PC방 이용시간 증가는 경쟁사에도 고무적 현상”이라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블리자드 디아블로3가 세운 기록

출시 1주일 최다 판매:650만장 PC방 역대 최고 점유율:39.41%

PC방 예상 월 매출:120억원